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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겨울에 아프리카 찾던 유럽 철새들 “기후변화로 아예 안 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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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나이팅게일. 여름은 유럽에서, 겨울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나는 철새다. 기후변화로 지구 온도가 높아지면서 나이팅게일이 유럽에 머무는 기간이 지난 50년새 60일 가량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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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인간뿐만 아니라 철새들의 삶도 바꿔놓고 있다.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아프리카와 유럽을 오가는 철새들이 유럽에 머무는 기간이 연간 60일가량 길어졌다고 영국 BBC가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영국 더럼 대학교 연구진이 서아프리카 감비아와 영국령 지브롤터 등에서 각각 55년, 27년간 축적한 철새 이동 기록을 조사해 밝혀졌다. 이동 습성이 변한 철새는 나이팅게일, 연노랑솔새, 할미새 등이다. 겨울철에 따뜻한 아프리카로 오는 시기는 점점 늦어지고, 반대로 여름철에 유럽으로 오는 시기는 더 빨라졌다.

BBC는 “철새의 이동이 낮과 밤의 길이뿐만 아니라, 기온 변화에도 영향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연구 결과”라고 전했다. 연구를 주도한 더럼대 키런 로런스 교수(생명과학과)는 “이번 연구에서 나타난 경향이 계속 이어지면 상당수의 철새가 더는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는 전혀 머물지 않고, 일년 내내 유럽에서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이런 변화는 조류 생태계 전체에 상당한 연쇄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새들이 남쪽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가을과 겨울 동안 유럽에서 먹이를 둘러싼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아프리카에서는 새들이 없어짐으로써 벌레가 더 극성을 부리고, 꽃의 수분과 이에 따른 식물의 열매 맺기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 나사(NASA)와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연구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 온도는 지난 1880년 이후 약 0.8도 이상 상승했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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