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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누적·분기 실적 ‘신한’보다 앞선 ‘KB’, 1등 금융그룹 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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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이 신한금융을 제치고 올해 3분기까지 누적·분기 실적 상 금융그룹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 2분기 순이익에서 신한금융에 1위 자리를 내줬던 KB금융이 3분기 1823억원의 당기순이익 차이를 벌리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3~5위인 하나금융, 우리금융, NH농협금융의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이미 작년 연간 순이익을 뛰어넘었다.

2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신한금융지주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보다 10.9% 증가한 1조1157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7% 증가한 3조5594억원으로, 3분기 누적 역대 최고 실적이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실적을 발표한 KB금융그룹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2980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3조77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 증가해 이미 지난해 사상 최대였던 연간 순이익(3조4552억원) 기록을 뛰어넘었다.

조선비즈

(왼쪽부터)국민은행, 신한은행 본점 전경./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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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3분기 총영업이익에서 두 그룹 간 희비는 엇갈렸다. 신한금융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조60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5.3% 감소했다. 반면 KB금융그룹의 영업이익은 3조65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13% 증가했다. 신한금융의 3분기 누적 자본 이익률(ROE)은 11.0%, KB금융의 3분기 누적 ROE는 11.85%를 기록했다.

비은행 부문의 3분기 실적도 두 지주 간 승패를 갈랐다.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라이프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2분기보다 감소했다. 신한카드는 전분기 대비 13.8% 줄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전분기 대비 71.2% 줄었고, 신한라이프는 27.8% 감소했다. 다만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성장했다.

신한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한 680억6000만원, 신한금융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99.1% 늘어난 1820억9000만원, 신한라이프는 전년 동기 대비 4.5% 늘어난 170억3000만원이다. 지난 7월 1일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으로 탄생한 신한라이프의 3분기 누적 손익은 전년동기 대비 4.5% 증가한 4019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의 비은행 부문 중 푸르덴셜생명(-21.3%)과 자산운용(-18.2%), 인베스트먼트(98.9%)의 3분기 당기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감소했으나 그 외 캐피탈(17.4%), 부동산신탁(67.3%), 저축은행(507.7%) 등의 3분기 당기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성장했다.

신한금융의 주요 그룹사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신한은행 2조1000억원 ▲신한카드 5400억원 ▲신한금융투자 3700억원 ▲신한캐피탈 2100억원 ▲신한라이프 4000억원 등이다. KB금융의 ▲KB국민은행 2조2003억원 ▲KB증권 5433억원 ▲KB국민카드 3741억원 ▲푸르덴셜생명 2556억원 등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간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소위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경쟁해왔다. 지난 2017년에는 KB금융이 1위였으나 2018년에는 신한금융이 1등 자리를 빼앗았다. 2019년에는 다시 KB금융이 1위를 탈환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실적으로는 KB금융이 2조4743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선두를 지켰다.

하지만 지난 2분기 실적에서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제치면서 앞서 하반기 역전 가능성을 보였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KB금융(1조2701억원)이 신한금융(1조1919억원)보다 컸다. 2분기에는 신한금융(1조2518억원)이 KB금융(1조2043억원) 당기순이익은 넘었다.

신한지주는 “캐피탈, GIB(글로벌&그룹 투자은행) 등 자본시장 관련 자회사들과 신한라이프·아시아신탁 등 비은행 그룹사들이 골고루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며 “선별적인 자산 성장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은행 부문 이익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안정적인 순이자 이익과 순수수료 이익 증가 등에 힘입어 순이익이 전 분기 대비 7.8% 증가했다”며 “은행의 여신 성장이 견조하게 증가하고, 프라삭·푸르덴셜생명·부코핀은행 등 인수합병(M&A)에 따른 자산 증가, 꾸준한 비은행 계열사의 이자 이익 기여 등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올해 3분기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역대급인 4조6637억원으로, 누적 순이익은 13조6722억원이다. 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됐고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에 따라 돈을 미리 빌리는 가수요가 발생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해 금융지주들이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리딩 금융’ 타이틀을 놓고 경쟁을 벌여온 KB금융과 신한금융의 ‘4조 클럽’ 입성도 가시화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올해 연간 순이익을 각각 4조3000억원, 4조24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이 급증하면서 은행의 이자이익이 늘어났고, 주식 투자와 소비 증가 영향으로 증권과 카드 등 비은행 부문 실적도 크게 개선된 영향이 크다. 실제 시장금리 상승에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증가했고, 보험·카드·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비이자이익이 늘면서 성장세를 보였다.

하나금융은 ‘3조원 달성’ 가능성이 커졌다.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3분기 순이익이 9287억원으로, 누적 순이익이 2조6815억원이다. 이어 우리금융은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2조1983억원, NH농협금융은 1조8247억원이다.

업계에서는 5대 금융지주들이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은행 등 지주 계열사의 영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내년 금리 인상과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정책 등의 영향으로 돈을 미리 빌리려는 가수요 효과로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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