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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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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8달러 '4년 내 최고'…휘발유가 이끈 정유업계 호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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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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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2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리터당 1,799원, 경유를 1,599원에 판매하고 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유류세 20% 인하, 액화천연가스(LNG) 관세율 0% 등을 내년 4월30일까지 적용하는 내용의 물가안정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유류세는 휘발유를 기준으로 리터(ℓ)당 820원이다. 20% 인하가 적용될 경우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4원 인하되며, 경유는 116원, LPG와 부탄은 40원까지 인하된다. 2021.10.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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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의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이 배럴 당 7.9달러를 기록하며 4년 내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특히 전 세계 휘발유 수요가 높아지면서 휘발유 마진은 배럴 당 20달러까지 육박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로 주춤했던 석유제품 수출까지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정유업계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도 호실적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2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평균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 당 7.9달러를 기록하며 2017년 9월 배럴 당 9달러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보통 정유업계에선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을 배럴 당 3~4달러로 본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마이너스까지 갔던 정제마진은 지난 7월 말부터 3달러로 회복하기 시작해 정유업계 호황기였던 2017년 수준까지 올랐다. 정제마진을 견인한 가장 큰 공신은 휘발유와 경유다. 휘발유 마진은 배럴 당 20달러에 육박한 상황이다. 정유업계의 대표적 고부가가치 제품인 항공유 수출 증가율도 3.2%로 점차 저점을 지나 반등했다. 세계 각국의 코로나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싱가포르,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위드 코로나' 정책이 도입되는 등 경기가 활성화되면서 이동 수요가 늘어났다.

특히 미국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으로의 수출이 대폭 늘었다. 석유제품 수출금액은 90억2600만 달러로 69.6% 증가해 3분기 국가 주요수출품목 중 5위를 기록했다. 수출액 90억 달러 달성은 2019년 3분기 이후 8분기만이다.

휘발유 수출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수출량이 53% 늘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국에 수출하는 휘발유는 지난해 동기 25만1000배럴에서 올 3분기 271만 배럴로 무려 8.6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 휘발유 수출량도 239만 배럴에서 545만6000배럴로 2.2배 증가했다.

이에 더해 국제 유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수입되는 원유의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은 전날 84.37달러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국제 유가가 더 높아질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당분간 수급 여건 개선이 어려워 내년 1분기까지는 국제 유가가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며 "최근 추세가 지속되면 역사상 세 번째로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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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제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파가 예상되는 겨울이 다가오면서 난방유 수요도 급등할 전망이다. 하반기 난방유 비축 수요로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은 연말까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를 전망이다.

중국, 미국 등 글로벌 공급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도 국내 정유업계엔 기회다. 중국 정부가 탄소 배출 감축을 목적으로 자국의 원유 수입을 전년 대비 35% 줄이면서 중국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이 줄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수출 규제로 인해 아시아 역내 공급이 부족하다"며 "정제마진이 계속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휘발유, 등·경유 재고도 최근 6년 내 최저 수준이다. 미국 정유사 발레로(Valero)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수요는 2019년의 95% 이상으로 회복됐는데 낮은 재고 등으로 정제마진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에너지 대란으로 인한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유럽에선 최근 바람이 충분히 불지 않아 풍력 발전 출력량이 감소하면서 발전용 LNG(액화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LNG 가격이 폭등하자 발전용 연료로 경유와 벙커C유 사용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경유와 벙커C유 마진 역시 높게 유지될 전망이다.

상반기 4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던 S-OIL,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하반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OIL과 SK이노베이션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한 4783억원, 4488억원으로 추산됐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10월부터 연말까지는 난방유(등유) 사용 성수기기 때문에 등유 수출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 미 정부의 11월부터의 백신접종 완료 여행객 입국허용 발표와 추수감사절 및 연말 이동수요, 글로벌 여행수요 증가 등을 고려시 향후 항공유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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