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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고래마을에 난데없이 주말마다 1만명 몰리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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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공터에서 관람객들이 `오징어 게임` 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고래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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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덕분에 울산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에 난데없이 사람이 몰려들고 있다. 2015년 고래문화마을을 조성하면서 마을 공터에 1960~1970년대 아이들이 즐겨했던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는데, '오징어 게임'이 뜨면서 덩달아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고래문화재단에 따르면 이달 첫째·둘째 주말에 1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고래문화마을을 찾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강명원 고래문화재단 팀장은 "고래문화마을은 2015년 조성될 때부터 달고나 만들기, 구슬치기 등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었다"며 "'오징어 게임' 인기로 입소문을 타면서 관람객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이 큰 인기를 끌자 지방자치단체마다 드라마를 활용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드라마 속 놀이를 관광상품에 접목하는가 하면 드라마에 등장하는 지자체는 이를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제주도 역시 '오징어 게임'과 연계된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드라마 속에서 '지영'이 '새벽'에게 구슬치기에서 일부러 패한 뒤 "제주도에 가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를 제주 관광과 연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특히 '오징어 게임' 방영 이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제주도를 한국의 하와이로 소개하면서 유명해졌다.

제주도는 해외 홍보사무소 현지 마케팅과 함께 최근 '제일 가고 싶은 장소'를 선정하는 투표와 돌하르방 달고나 온라인 뽑기 이벤트를 진행했다. 또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 촬영 장소, 한국 음식과 연계해 '한류 속 제주'를 살펴보는 마케팅을 전개한다.

김승배 제주도 관광국장은 "드라마에서 제주도가 언급돼 세계적으로 제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코로나19 단계적 일상 회복에 맞춰 글로벌 청정 안전 관광 목적지로 제주도를 확실히 각인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천관광공사는 드라마에 등장한 월미도 마이랜드, 강화군 교동초등학교, 옹진군 선갑도 등을 공식 블로그에 소개했다. 인천관광공사는 사유지인 선갑도의 경우 일반인 방문이 제한적일 것을 고려해 덕적도·굴업도 등 인근 섬을 함께 홍보했다.

대구시는 '오징어 게임 체험 대구 단독 상품'을 준비 중이다. 다음달 한국과 싱가포르 간 여행 안전권역(트래블 버블)이 발효되는 시기에 맞춰 드라마 속 놀이와 관광을 접목했다. 이 상품은 싱가포르 관광객이 대구에서 2박을 하며 구암팜스테이마을 등에서 달고나 체험, 구슬치기, 줄다리기 등을 할 수 있게 구성된다. 대구시는 농촌이 없는 싱가포르 특성을 고려해 20·30대 싱가포르 여행객을 대상으로 농촌 체험 위주로 상품을 만들 계획이다.

고래문화재단은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에서 즐기는 전통 놀이'를 주제로 하는 '장생포 게임'을 만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광주 북구청은 최근 드라마를 패러디한 정책 홍보 영상을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지나친 드라마 마케팅 열풍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충북 진천 마차박물관은 드라마 속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술래 인형을 보관해 전시했으나 사람이 너무 몰려 위장막을 씌워 비공개로 전환했다. 강원도 강릉에서는 '드라마 속 게임에서 살아남은 1명에게 500만원을 준다'는 한 호텔 행사에 사람이 몰리자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강릉시가 행사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김영국 강원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요즘 같은 코로나19 시대에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나 메타버스 같은 방식으로 마케팅 효과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진주 기자 / 서대현 기자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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