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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英 '007' 첩보 정보도 아마존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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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 영국 정보기관 3곳과

10년간 1.6조원 서비스 계약

클라우드시장 美가 휩쓸어

현지선 주권 침해 우려도

영국 3대 정보기관이 미국 아마존의 클라우드 자회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첩보 기밀 자료가 미국 기업 서버에 보관되는 것이다. 세계 시장을 절반 이상 점유한 미국 클라우드 산업의 ‘위세’가 확인된 사례라는 분석이다.

서울경제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이 영국 정부통신본부(GCHQ)와 정보청 보안부(MI5)의 클라우드 조달건을 수주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계약 대상에는 첩보 영화 ‘007’의 배경인 비밀정보부(MI6)와 영국 국방부도 포함됐다. 계약 규모는 최대 10억 파운드(약 1조 6,000억 원), 계약 기간은 향후 10년간이다. 아마존이 첩보·군사 등과 관련한 영국의 기밀 정보 상당수를 보관하게 된 셈이다. FT는 “데이터 서버는 영국에 두고 아마존은 서버에 저장된 정보에 일절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계약 조건”이라고 전했다.

아마존 클라우드의 높은 보안 기술이 이번 계약의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아마존은 지난 2013년 미국 중앙정보국(CIA)와 10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과거 버락 오바마 정부가 공공기관에 민간 클라우드 도입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을 편 것이 배경이었지만 보안 기술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현재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은 ‘미국 기업과 나머지’로 나뉜다. 1위부터 3위까지 ‘빅3’가 전부 미국 회사다.

그러다 보니 이번 계약을 놓고서도 영국 현지에서는 ‘주권 침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아무리 세계 유수 기업이라도 외국 민간 회사에 국가 기밀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FT는 “주권 침해 논란이 불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만큼 영국과 유럽의 기술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자성론도 나온다. 실제로 유럽연합(EU) 27개국이 미국 대항마 격으로 만들겠다던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 ‘가이아 엑스(X)’는 2019년 개발 계획이 나온 뒤 현재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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