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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ESG는 급성장 중인 시장… 2020년 세계 투자액 35조弗” [2021세계금융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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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 - 숀콜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가치 기반 투자로 기업들 변하게 유도

GIM, 지속가능 기업 투자해 실적 창출

기후 외면 ‘엑손모빌’ 이사진 교체당해”

전세계 투자금액 4년 만에 13조弗 급증

세계 투자자 82% “투자 고려 요인” 답변

세계일보

26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세계일보 비즈 & 스포츠월드 주최 '2021 세계금융포럼'에서 숀 콜 하버대 교수가 화상을 통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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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세계적인 관심사로 자리 잡으면서 ESG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숀콜(사진) 하버드 경영대학원 금융학부 교수는 26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2021 세계금융포럼’의 두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서 “ESG는 사실 대규모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기조연설은 미국 현지에서 사전 녹화한 동영상을 포럼 행사장에서 재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글로벌 지속가능 투자 연합(GSIA)이 발표한 ‘글로벌 지속가능 투자 리뷰’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ESG 투자액은 35조달러를 넘어섰다. 2016년 22조8390억달러, 2018년 30조6830억달러에 이어 2020년 35조3010억달러로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콜 교수는 이날 “ESG에 투자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며 ESG 투자자를 △가치 기반(value-based) △가치관 기반(values-based) △사회적 가치 창출(social value creation)이라는 세 가지 부류로 나눠 분석했다.

먼저 가치 기반 투자자는 “기후변화가 기업의 현금흐름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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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콜 하버드대 교수가 26일 서울 용산 드레곤시티 그랜드볼룸 백두홀에서 열린 2021 세계금융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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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가치관 기반 투자자는 기업의 수익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기업활동이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지를 평가한다. 콜 교수는 이 같은 투자자를 “만약 자신이 투자하는 기업이 총기를 제조하거나 아동 노동에 가담한다면 잠도 못 잘 사람들”이라고 표현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석유, 담배, 화기를 제조하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 창출 투자자는 가치관 기반 투자자와 유사하지만, 자신의 투자 결정이 전세계에 거대한 영향을 준다는 시각까지 가진 사람들을 가리킨다. 석유와 가스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면 이는 결국 기업들의 석유와 가스 탐사를 줄일 수 있다고 보는 식이다.

최근 조지 세라페임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전세계 투자자 6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투자자의 82%가 ESG를 고려해 투자한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기업은 ESG를 어떻게 적용시키고 있을까. 콜 교수는 ESG를 받아들인 기업 3곳을 사례로 들었다. 제너레이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GIM)는 지속가능한 기업에 투자해서 재정적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자산운용사다. 콜 교수는 GIM이 좋은 실적을 내는 비결을 “ESG 요인을 분석해 재정적 데이터와 예측치를 토대로 기업에 투자할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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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하는 패널들 26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백두홀에서 열린 2021 세계금융포럼에서 ‘건전 금융을 위한 ESG 측정 평가 및 공시’를 주제로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좌장 문철우 성균관대글로벌경영학과 교수,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백태영 성균관대 경영대 교수, 유훈 한국표준협회 센터장. 하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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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의 화학물질 및 소재 기업인 솔베이는 제품의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각 제품의 탄소발자국을 측정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ESG에 관심이 없던 기업으로 미국 석유회사 엑손모빌 예시를 소개했다. 엔진 넘버원이라는 헤지펀드사는 엑손모빌이 기후변화를 부인하고 있으며 부적절한 투자로 대규모 자본을 지출하고, 석유 수요예측도 비현실적으로 높게 책정한다고 꼬집으며 이사진 교체를 요구했다. 엑손모빌은 강력히 반대했지만, 캘리포니아 연기금 캘스터스, ISS, 뱅가드, 스테이트 스트릿, 블랙록이 엔진 넘버원에 지지를 표하며 이사진 3명을 선임하게 됐다.

콜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ESG와 수익의 관계에 대해 학문적 증거나 체계적 데이터가 뒷받침되지 않은 신념을 갖고 있다”며 “자신만의 시각을 형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ESG를 도전으로 여기는 것만큼 기회로 받아들여달라”고 당부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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