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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대장동서 막힌 ‘이재명은 합니다’…성남의료원으로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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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6일 성남의료원을 찾았다. 경기지사직에서 퇴임한 후 첫날이자, 대선 예비 후보로 등록한 이날 특별히 고른 장소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성남의료원은 지사직 퇴임 후 가장 먼저 방문해야 할 1순위 장소였다”며 “이재명 정치의 출발점에서 초심을 다진다는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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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6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을 방문해 병원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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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후보 등록 날 “역사적 현장” 찾은 이재명



이날 오후 성남의료원을 찾은 이 후보는 “이번 코로나에서도 겪고 느끼는 것이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라며 “공공 의료시스템을 확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성남의료원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몰라도 나에겐 역사적 현장”이라고 말했다. “2003년 (성남의료원 설립 투쟁) 시작 이후 성남시장이 돼 2013년 착공했고 작년에 개원해 무려 18년의 긴 투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라는 설명을 덧붙이면서다.

실제 성남의료원 설립 추진은 이 후보가 기회가 될 때마다 “정치를 결심한 이유”로 꼽은 곳이다. 이 후보가 성남에서 시민운동 변호사로 활동하던 2000년대 초, 성남의 종합병원 2곳이 잇따라 폐업하자 이 후보는 의료공백을 막아야 한다는 목적으로 ‘성남시립병원 설립추진’ 운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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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변호사 시절의 이재명 후보. 사진은 2000년 분당 부당용도변경 반대 집회 참석한 이 후보(오른쪽 끝). 이 후보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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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 후보는 시민 1만8595명의 서명을 받아 성남시 최초의 주민발의 조례를 냈지만, 2004년 3월 성남시의회는 상정 47초 만에 이 안건을 부결시켰다. 이 후보는 당시 시의회 안에서 격렬히 항의하다 ‘특수공무방해죄’ 전과까지 생겼다. 이 후보는 지난달 13일 페이스북에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적었다.

“시민께서 한겨울에 언 손을 녹여가며 지장 찍어 마련한 조례인데 몇몇 정치인들 손에 순식간에 휴짓조각이 되어 버렸다. 억울하고 화가 났다. (중략) 결심했다. 현실을 바꾸자. 다른 이에게 요청할 것이 아니라 시장이 되어 내 손으로 바꾸자. 그것이 정치인 이재명의 시작이었다.”

2010년 성남시장이 된 이 후보는 바로 성남의료원 설립을 추진했다. 2013년 성남시장 신분으로 의료원 기공식 버튼을 눌렀고, 경기지사이던 지난해 7월 509병상 규모로 정식 개원하는 걸 지켜봤다. 이 후보가 시민운동으로 시작해 17년 만에 거둔 성과였다.



대장동서 삐끗한 ‘이재명은 합니다’…의료원 부각으로 만회?



이 때문에 이 후보의 의료원 방문은 초심 되새기기에 더해 ‘이재명은 합니다’란 이미지를 다시 각인하려는 전략으로도 분석된다. 그간 시장 시절 최대 업적으로 꼽은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한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어서다. 이재명 시장 시절 추진한 사업에서 김만배씨 등 일부 특정 세력이 막대한 이권을 챙겨간 상황을 두고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몰랐다면 ‘무능’, 알았다면 ‘부패’”라는 식의 공격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두 차례 국정감사도 수감했지만, 여론은 크게 반전되지 않았다. 이 후보가 국감 등에서 밝힌 대장동 의혹 해명에 대한 반응을 MBCㆍ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23~24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9.4%가 해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동의한다’는 33.1%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 홈페이지 참고.)

결국 예비후보 등록 첫날 성남의료원 방문 일정에선 ‘성과로 입증된 후보’라는 핵심 키워드를 강조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이 후보 경선 캠프에서 전략본부장을 맡았던 민형배 의원은 “성남의료원은 이 후보의 결단력과 추진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곳”이라며 “그 과정에서 생긴 전과 기록도 ‘흠’이 아니라 이 후보가 기득권과 싸우다 생긴 당당한 상처라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현장 행보 박차…靑 방문 등 원팀 행보도 가속



이 후보는 이날 성남의료원 방문을 시작으로 당분간 현장 민생 행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재래시장 상인들과 자영업자 등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들을 만나는 등의 현장 행보를 가속할 방침”이라며 “이제 오롯이 후보 직함만 갖게 된 만큼, 1380만명 도민이 아닌 5000만명 국민 모두의 삶에 귀를 기울이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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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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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팀’ 행보도 계속됐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지난 (2017년) 대선 때 제가 모질게 한 부분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1위 후보가 되니까 그 심정 아시겠죠”라며 웃으며 받았다고 한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엔 경선 경쟁자였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도 회동했다. 정 전 총리가 먼저 “원팀을 만들어서 필승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고, 이 후보는 “제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민주당 부대변인을 하면서 총리님을 (당 대표로) 모셨다. 제가 총리님 계보”라고 화답했다. 27일엔 또 다른 경선 경쟁자였던 추미애 전 법무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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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오른쪽)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 한정식 집에서 만찬 회동 전 인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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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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