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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외신 “노태우, 쿠데타 및 5·18 연루…최고 업적은 북방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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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군부 쿠데타 참여해 정부에 합류”

블룸버그 “5.18 민주화 운동과 영원히 떼어낼 수 없어”

북방외교로 中·러와 교류…북한에 우위 점해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노태우 전(前) 대통령의 별세 소식을 외신들도 비중 있게 다뤘다. 외신은 노 전 대통령의 쿠데타 가담 및 비자금 조성으로 재판을 받은 일을 꼬집으면서도 공산권과 수교하는 ‘북방정책’ 등의 업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노태우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노태우 대통령이 89세의 나이로 서울대병원에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2년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뒤 건강이 좋지 않아 최근 몇 년간 반복적으로 입원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우선 고인의 군 경력을 언급했다. 로이터는 “노 전 대통령은 한국전쟁 당시 군 경력을 시작했으며 월남전에서 전투부대 사령관을 지냈다”라면서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암살되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일으킨 군부 쿠데타에 동참해 (새로운) 정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5.18 민주화 운동을 언급했다. 블룸버그는 “1980년 광주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 당시 최소 193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사망했다”라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그는 유혈 군사 진압과 영원히 떼어낼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신들은 노 전 대통령이 군부 집권 후 처음 진행된 직선제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인물이란 점에도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당시 전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을 후계자로 정하자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혔고 마지못해 직선제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야당 후보인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모두 출마하는 바람에 노 전 대통령이 당선된 점도 설명했다.

외신들은 노 전 대통령의 북방외교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북방외교는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외교 사업 중 하나로, 자유진영 국가 중심의 외교에서 벗어나 개혁·개방 노선을 타고 있는 공산권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한 것이다. 북방외교 결과 한국과 북한은 유엔(UN) 동시 가입을 이뤄낼 수 있었다.

블룸버그는 “냉전 시대 북한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였던 당시 소련과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며 한국은 분단된 한반도에서 북한에 우위를 점하게 됐다”라고 봤다. 로이터 또한 그의 북방외교를 가리켜 “세계 최고의 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열린 88 서울 올림픽에 대해서도 기억에 남을 업적이라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일본 언론은 노 전 대통령의 방일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노 전 대통령은 1990년 5월에 일본을 방문했을 때에는 역사 문제를 둘러싼 일본 측의 발언을 요구했다”라며 “당시 일왕(아키히토)은 만찬에서 통석의 염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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