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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교통사고 부상자 돕다가 숨진 이영곤 원장 ‘LG 의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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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간 형편 어려운 환자에게 치료비·약값 받지 않아

한겨레

고 이영곤 원장. 엘지(LG)그룹 제공


엘지(LG)복지재단은 25년간 무료진료 등 봉사의 삶을 실천하고, 교통사고 부상자를 돕다 숨진 고 이영곤 원장(61·이영곤내과의원)에게 ‘엘지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27일 밝혔다.

해양경찰 업무를 수행하며 25년간 매달 헌혈해 받은 헌혈증을 백혈병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해온 권재준(42) 중앙해양특수구조단 경위와 31년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청소, 보일러 수리 등 봉사활동을 이어온 신동환(52) 해양경찰교육원 경감, 천장 붕괴 위기에서 20여명의 시민을 대피시켜 인명피해를 막은 김민성(45) 대구시청 주무관도 엘지 의인상을 받았다.

고 이영곤 원장은 1996년부터 25년간 경남 진주 중앙시장 인근에서 이영곤내과의원을 운영하며 어려운 형편의 환자들에겐 치료비와 약값을 받지 않았다. 1998년부터는 매주 3회씩 점심시간을 쪼개 교도소를 방문해 재소자를 진료해왔다고 엘지복지재단은 전했다. 주변에선 그를 ‘진주시 슈바이처’로 불렀다.

이 원장은 지난달 22일 정오께 남해고속도로 진주 나들목 인근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사고 차량을 목격하고선 자신의 차에서 내려 부상자들을 보살핀 뒤 차로 돌아가던 중 빗길에 미끄러진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이 원장의 안타까운 소식에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고, 진주시는 지난달 26일 보건복지부에 의사자 지정 직권을 청구했다.

권재준 경위는 고등학교 1학년 때인 1996년부터 매달 헌혈을 이어오고 있으며, 헌혈증 220장을 백혈병, 소아암 아동들을 위해 기부했다. 소외계층 아동 7명을 13년간 정기 후원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권 경위는 이번 의인상 상금 전액을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광주지회에 기부했다.

신동환 경감은 1990년부터 대한적십자사 한려봉사회 소속으로 홀몸노인, 어린이 등 취약계층 이웃을 대상으로 청소, 필요물품 지원, 보일러 수리, 마을 어르신 쉼터 제작 등 봉사활동을 3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봉사 시간을 합치면 약3900시간에 이른다고 한다.

김민성 주무관은 지난 11일 오전 11시께 경북 경산시 대평동의 한 정육점에서 갑자기 ‘쾅’하는 굉음을 들은 직후 천장에 생겨난 미세한 균열을 발견했다. 그는 건물 붕괴 조짐이라 여겨 사람들에게 ‘지금 나가야 한다’며 소리쳐 20여명을 대피시켰다. 곧바로 천장이 무너지는 바람에 김 주무관은 발목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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