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편안 여야 모두 '외면'…민간개발 부작용에 LH '반대급부'
개편안 '실현' 다음정부 몫 유력…"사업본부 부패척결 과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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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조직개편안이 사실상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지난 7월 정부가 제시한 조직개편안이 2번의 공청회 과정에서 퇴짜를 맞은 데다, 현재까지도 여야 모두 '졸속' 안이라며 거부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공공이 배제된 대장동 '민간개발' 사업과 관련 5000억원대의 이익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회 안팎에선 그동안 공공개발의 키를 쥐었던 LH의 '중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LH 개혁안은 애초 거론됐던 '해체' 수준의 조직개편 대신 공공주택 공급사업 효율화를 위한 조직재정비와 '부패고리' 척결을 중점으로 현 정부에서 잡은 초안을, 다음 정부에서 실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해체수준 조직개편 후퇴…'2000명' 인력감축 내놓은 정부
27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투기 근절 대책 주요 추진상황 및 성과'는 지난 3월29일 LH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내놓았던 정부부처간 LH 혁신방안의 중간 결산 성격을 가진다.
정부는 우선 LH 직원의 정원 2000여명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되, 인위적인 구조조정 대신 단계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추진한다. 신규인력의 채용도 계속한다.
또 LH의 독점적·비핵심 기능 24개를 폐지·이관·축소해 주거 복지 등 핵심 기능에만 집중하게 조직을 재정비한다.
시설물 성능 인증, 안전영향평가, 미군기지 이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집단에너지 사업은 사업이 종료되는 대로 관련 자산을 매각하고 기능을 폐지한다.
공공택지조사 등 9개 기능은 국토부 등 다른 기관으로 이관하며, 국유재산재생·도시개발 등 10개 기능은 진행 중인 사업만 추진하고 신규 사업은 국토부와 협의하는 방식으로 축소한다.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기능조정을 통해 1064명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폐지나 이관 등을 통해 838명, 2급 이상의 상위직급 226명 등을 감축하지만 대부분 자연적인 퇴직이나 이직으로 조정하며, 신규채용 역시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중장기적인 자연감소분을 반영해 정원축소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날 정부 발표에선 LH 조직개편 확정안은 언급되지 않았다.
국회 관계자는 "공청회 과정에서 국토교통위원회 여당간사는 물론 야당에서도 '모회사'와 '자회사' 분리라는 정부안을 두고, 아무런 실익도 당위도 없는 졸속안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데다, 이번 국정감사 중에도 공공택지와 주택공급을 전담하는 LH기능의 섣부른 '손질'에 강한 경고 메시지가 있었다"며 "국회의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 정부도 LH개편안은 원점부터 다시 고민해야 할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새만금개발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0.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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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민간이익 이슈에 LH 공공개발 기능 재평가…당정 내 '몸값' 상승
사실상 '대장동' 국감을 중심으로 막대한 이익을 남긴 민간개발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당정 안팎에서 공공개발의 핵심기능을 쥔 LH의 기능은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도 조직개편안 '장고'에 영향을 끼쳤다.
정부 관계자는 "조직개편이 2·4 공급대책 등 공공이 주도하는 다양한 주택공급 사업을 관리하고 있는 LH의 현행 기능 자체를 위축시켜선 안된다는 소수지적이 과도한 민간개발이익에 대한 반발여론으로 크게 확대돼 LH에 대한 분위기도 크게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선 문재인 정부의 여유 임기가 반년 정도라 빨라도 이 기간동안 LH 조직개편안에 대한 기본안을 짜고, 구체적인 실현안을 다음 정부에서 구현하는 일정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다만 택지사업의 접점에 있는 LH의 투기 '유혹'은 여전히 정부가 관리 감독해야 할 대상이라고 지적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토지나 택지사업의 접점에 있는 수도권 등 핵심개발지역 인근 지역본부 등은 지인이나 친인척을 이용한 다양한 투기유혹이 있을 수 있고, 퇴직 후 인맥을 활용한 LH 연계사업 수주도 시스템상 완벽히 끊어낼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정부와 제3의 감독자가 주기적으로 감사나 감독의 방법을 바꿔서 제도의 허점을 파고드는 부패의 고리를 끊어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h99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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