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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쌍용차 인수전

[친절한IB씨] ‘꿈은 인정’···냉소 속에서 쌍용차 인수 나선 에디슨모터스의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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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권 대표, 폐기물 투자로 큰 돈 벌어 전기차 사업 시작

서울 시내 전기 버스 납품 성공···자체 기술 보유

덩치 큰 쌍용차 살릴 수 있을 지 물음표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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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쌍용차의 매각과 새 주인으로 나선 에디슨모터스 강영권 대표에 대해 알아봅니다. 역대 인수합병(M&A) 중에 가장 지지 부진한 사례를 꼽자면, 하나는 우리금융 민영화이고 다른 하나는 쌍용차 매각을 통한 정상화가 있는데요. 두 사례 모두 진행 과정에서 늘 우여곡절이 많아 딱 떨어지는 결론이 나질 않습니다. 취재하는 저희도 항상 상황이 뒤집어 질 수 있다는 대비를 하고 있을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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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쌍용차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가 얼마 전 선정됐죠. 에디슨 모터스와 재무적투자자(FI) TG투자·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KCGI의 연합군인데요. 이들은 원래 지난 28일 우협 선정 후 절차인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었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다음 달 1일 이후로 미뤘습니다.

에디슨모터스의 강영권 대표는 잘 알려진 대로 방송국 프로듀서 출신입니다. ‘그것의 알고 싶다’를 연출하며 유명세를 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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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프로듀서를 완전히 접고 2005년 폐기물 처리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던 ES청원에 투자했습니다. 폐기물 처리 기업은 현재 투자 업계에서 가장 ‘핫한’ 투자처죠. 하지만 당시에는 규모도 작고 ‘고물상’이라는 선입견도 있었을 텐데, 그 속에서 수익성을 알아봤다니 놀랍습니다.

그는 2016년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쿼에쿼티파트너스에 ES청원 등 투자한 폐기물 업체 지분을 무려 1,138억 원에 팔았습니다. 이 때 그는 투자가 다운 면모를 보입니다. 원래 계약서를 쓰기 직전 논의하던 후보는 앵커가 아닌 다른 사모펀드였는데요. 도장을 찍기 직전 더 많은 돈을 제시한 앵커에 팔기로 결정했습니다. 앵커는 4년 후인 2020년 ES청원과 또 다른 폐기물 업체 ESG를 붙여 KKR에 9,000억 원에 팔았습니다. “가만히 갖고 있었으면 수천억원을 벌었을 것”이라는 강 대표의 말이 허언은 아닌 듯 보이네요. 그럼에도 폐기물 사업체를 매각한 이유는 전기차 사업을 하고 싶어서 였습니다. 그는 중국에 넘어가 숨만 쉬고 있던 한국화이바를 사들여 에디슨모터스로 사명을 바꿨습니다. 한국화이바는 상업용 전기바스 자동차 인증을 갖고 있었는데, 강 대표는 이걸 눈여겨 본 것이지요.

강 대표는 자동차 대기업이 주력하지 않던 전기 버스에 집중했고,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에디슨 모터스는 현재 서울시 전기 시내버스 도입 사업에서 전체 352대 가운데 111대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는 경형 전기차 업체 쎄미시스코를 인수했고, 쌍용차 인수로 마지막 단추를 끼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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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쌍용차를 인수하면 5년 안에 흑자로 전환시키고 2030년 매출 10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에디슨 모터스가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맞춰 기존 쌍용차 내연기관 모델을 전기차로 빠르게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에디슨모터스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고성능 고효율 모터기술인 MSO Coil 개발에 성공하는 등 자체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의 사업은 성과를 이뤘습니다만. 이제부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세간의 시선입니다.

쌍용차의 덩치는 매출 기준으로 에디슨모터스의 30배에 달할 정도로 큽니다. 전통적으로 강성인 노조도 목소리를 내고 있고, 지역사회, 정치권 등 시어머니도 많습니다. 현대차 등 국내외 대형 자동차 기업조차 사업이 쉽지 않은데, 내연기관 중심인 쌍용차의 경쟁력이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에디슨모터스와 손잡은 재무적 투자자조차, 이런 현실을 인정합니다. 한 투자자는 “삼성 전자가 온 들 쌍용차를 살리겠나”라면서 쌍용차 정상화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다른 투자자는 “테슬라도 몇 년 전까지 부도 위기였지 않나, 강 대표의 꿈을 응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돈을 기준으로 움직이는 투자자들이 이런 생각을 하면서 강 대표와 컨소시엄을 이뤘다는 점이 잘 납득 가지 않습니다.

당장 인수 대금 마련부터 잡음이 일고 있습니다. 쌍용차 취재를 맡아온 시그널부 김민경 기자에 따르면 강 대표는 산업 은행에 쌍용차 토지를 담보 가치가 1조원 이상 되니 7,000억~8,000억 원을 대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합니다. 쌍용차 평택 공장의 값어치가 그 정도 된다고 알려져 있죠. 김 기자가 강 대표의 이런 계획을 듣고 왔지만, 산업은행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그런 요청을 받은 게 없다고 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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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대표는 다음날 직접 기자 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혔는데요. 이 때도 산은은 “인수 관련 협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에디슨모터스가 언론을 통해 산은 지원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불쾌감까지 드러냈습니다.

사실 쌍용차의 최대 주주는 지분 72.85%를 쥔 마힌드라지만 이미 수 년전부터 쌍용차 최대 주주로서 역할을 포기했죠. 그 동안에 채권단인 산은이 지원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을 맞닥뜨려야 했습니다. 산은 입장에서는 잘못하면 주주만 마힌드라에서 에디슨모터스로 바뀐 채 같은 상황이 이어질 수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에디슨 모터스 마저 포기하면 쌍용차의 회생 가능성은 완전히 닫힌다는 현실인데요. 산은이 불쾌감을 누르며 “산은의 자금지원은 국민의 부담으로 조성되는 만큼 에디슨모터스의 자금조달 내용과 수준, 향후 사업계획에 대한 충분한 입증과 검토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인 이유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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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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