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로마 G20 정상회의

G20서 만난 美·中 외교장관…블링컨 "대만해협 긴장 고조 행위 반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美·中 외교장관, 7개월만에 G20 정상회담서 만나

양측, '하나의 중국' 원칙 재확인…레드라인 넘지 않았다는 평가도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7개월 만에 대면한 미국과 중국 외교장관이 대만해협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다만 양측은 대만을 개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함으로써 레드라인은 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약 1시간 동안 회담했다.

이는 지난 3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회담 이후 7개월 만의 대면 회담이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대만해협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국의 행동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미국 정부는 현상을 변경하는 어떠한 일방적 조치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매우 분명하게(crystal clear)" 밝혔다고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전했다.

10월 들어 공격용 헬기를 포함한 중국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 안으로 대거 진입하는 등 대만을 향한 중국의 무력시위 수위가 날로 높아지는 상황에 대해 엄중한 문제 제기를 한 것이었다.

다만 미 국무부 당국자는 미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싶다면서 양측 간 소통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측은 이날 미 정부에 대만 문제를 두고 "민감한 문제"라며 사실상 간섭하지 말라는 입장을 전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미국이 중국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침해했다"라며 "잘못 처리하면 중미 관계에 전복적이고 전면적인 파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최근 일정 기간 대만해협의 상황이 다시 긴장 상태에 빠졌는데 미국은 이것이 중국의 현상 변경에 따른 것이라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국제사회를 심각하게 오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블링컨 장관은 이날 홍콩, 신장 위구르족 문제 등 인권 사안을 두고도 대중 압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회담 직후 자료를 내고 "블링컨 장관은 인권, 신장, 티베트, 홍콩, 동중국해 및 남중국해, 대만과 관련한 행위 등 우리와 동맹 및 파트너들의 가치와 이익에 역행하고 국제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훼손하는 일련의 중국의 행위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그간 중국 측에 제기한 이슈를 또다시 테이블에 올려놓고 중국을 압박하고 나선 셈이다.

다만 양측은 대만을 별개의 독립적 국가로 간주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공감대를 이루면서 사실상 레드라인을 지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대만과 관련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변경한 것은 아님을 분명히 밝혔다고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전했다.

앞서 미 정부는 대만 문제를 두고 전략적 모호성의 입장을 견지해왔다. 특히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군이 직접 대만 방어에 나설 것인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블링컨 장관은 "대만은 스스로 방어할 능력이 있다"면서 "우리는 그 누구도 일방적인 조치에 따라 대만 문제의 현상 유지를 파괴하지 않도록 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도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라면서 "블링컨 장관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계속 견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확인했다.

이처럼 양측 간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선에서 의견을 교환하면서 연내 영상으로 개최할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두고 후속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