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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쌍용차 인수전

쌍용차-에디슨모터스 인수 MOU 합의..남은 과제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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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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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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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와 에디슨모터스가 인수·합병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했다. 본계약 협상이 속도를 낼 전망이지만 인수자금 확보와 구조조정 등 경영정상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낼 때까지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있다.


법원 허가 신청..체결이행 보증금 3100억 선입금

쌍용차는 2일 "에디슨모터스와 합의를 했으며 양해각서 체결을 위한 법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오늘 신청하면 이르면 3일 중 허가가 날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신청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체결이행 보증금으로 매각대금 3100억원의 5%를 선입금했다.

양사는 당초 우선협상대상자통보가 이뤄진 지난달 25일부터 영업일 기준 3일 이내에 MOU 체결을 해야했지만 협의기간이 촉박하다고 판단해 지난달 28일 서울회생법원에 체결기한 연장을 요청한 바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양해각서가 공식 체결되면 약 2주간 쌍용차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한다. 이후 쌍용차, 매각주간사인 EY한영과 함께 다음달 말까지 인수 대금과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본계약 협상에 나선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쌍용차가 향후 부채 상환과 자금조달 계획 등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회생계획안은 채권단의 3분의 2가 동의해야 인가된다. 쌍용차는 연내에 회생계획 인가를 위해 연내 관계인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산은에 손내민 에디슨모터스..쌍용차 자산 담보대출 모색

MOU는 사실상 체결됐지만 인수 성사는 자금 조달에 달렸다. 쌍용차의 부채 규모는 7000억여원이다. 회생절차와 별도로 인수 후 즉각 갚아야 할 공익채권만 4000억원으로, 경영 정상화까지는 1조원이 넘게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필요 자금으로 약 1조5000억원을 예상했다. 이중 8000억여원을 자체 마련하고 나머지는 산업은행으로부터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쌍용차 주채권자인 산은은 지난달 22일 "인수 관련 협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산은 지원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이라며 "자금조달의 내용과 수준, 향후 사업계획에 대한 충분한 입증과 검토를 거쳐 지원여부를 결정해야한다"고 선을 그었다.

산은은 쌍용차에 이미 4000억원 규모의 담보를 설정하고 1900억원의 대출을 해준 상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기업의 회생가능성, 사업성 여부가 중요한 것이지 담보는 고려대상이 아니다"며 "필요하다면 담보 없이도 대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밋빛' 목표 실현 가능할까

문제는 에디슨모터스가 제시한 쌍용차의 회생계획도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이다. 에디슨모터스는 내년에 10여종, 2025년에 20종, 2030년에는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 여름쯤에는 기본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450~550㎞로, 휠베이스가 긴 렉스턴·무쏘의 경우 600~800㎞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현재 전기차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거리는 837㎞(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 레인지)로 이를 약 8개월 만에 따라잡겠다는 목표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지난달 22일 "기술 개발이 많이 돼 (관련 비용을)75% 절감할 수 있다"며 "(우리)기술진은 세계 어떤 배터리 기술자보다 일을 잘 해내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배터리·엔진·탄소섬유 등 전기버스 관련 기술에 대해 글로벌 경쟁력 우위를 점했고, 이를 승용차에 이식만 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내년 여름까지 해당 기술이 이식될지는 미지수다. 이미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앞다퉈 전동화를 진행 중인데 후발주자인 쌍용차가 전기버스 기술을 흡수한다고 단기간 내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 승용차 개발을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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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에디슨모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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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기술 개발에 성공해도 판매량이 즉각 오른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쌍용차의 지난해 영업 손실은 4460억원, 통합 판매량은 10만7416대에 그쳤다. 무엇보다 잇단 법정관리로 쌍용차의 브랜드 신뢰도가 추락한 상황이다.

그러나 중심을 잡아야할 에디슨모터스의 지난해 매출은 897억원으로 쌍용차의 매출과 32배 차이가 났다. 임직원 규모도 에디슨모터스가 180여명, 쌍용차는 4612명으로 약 25배 차이다. 에디슨모터스가 제대로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에디슨모터스는 구조조정 없는 경영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강 대표는 "구조조정은 해법이 아니"라며 "판매를 끌어올려야 흑자 전환이 가능한데 그러기 위해 오히려 사람을 더 뽑아야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반면 산은 측에선 경영정상화를 위해 어느정도 노사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부채 규모를 봤을 때 인원감축 없이 경영정상화는 어렵다고 본다"이라며 "정작 구조조정도 노조의 반발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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