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사기 일종인 '러그 풀'로 추정
개발자들이 코인 매도한 뒤 0달러 가까이 추락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소재로 한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전 재산을 잃은 투자자가 나왔다. 사진은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 사진=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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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소재로 한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전 재산을 잃은 한 중국인 투자자의 사연이 소개됐다. 이 투자자는 가상화폐를 이용한 사기의 일종인 '러그 풀'에 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 금융 매체 'CNBC'에 따르면, 최근 중국 출신 투자자인 버나드씨는 자신이 평생 모은 재산 2만8000달러(약 3300만원)을 '스퀴드 코인(squid coin)'에 투자했다가 전액을 날렸다.
스퀴드 코인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영어 제목인 '스퀴드 게임(squid game)'에서 따온 가상화폐다. 개발자 측은 전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로부터 영감을 얻었다면서, 드라마에 등장하는 게임을 온라인상에서 주최한 뒤, 이 코인을 참가비로 쓰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스퀴드 코인은 지난달 26일 가상화폐 시장에 처음 출시됐다. 개당 9센트(당시 약 105원)에 거래되던 코인은 단 하루 만에 2.22달러(당시 약 2600원)로 무려 20배 이상 급등했다.
스퀴드 코인은 약 24시간 만에 가치가 20배 넘게 폭등했으나, 이후 개발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0달러 가까이 폭락했다.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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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의 투자자 중 한명인 버나드씨는 차익 실현을 위해 코인을 매각하려 했지만, 그 순간 거래소의 매도 기능이 막혔다. 이후 스퀴드 코인의 가격은 0달러로 추락했고, 결국 버나드씨는 전 재산을 모두 잃었다.
버나드씨는 CNBC와 인터뷰에서 "스퀴드 코인을 매수한 건 오징어 게임이 매우 인기 있었기 때문"이라며 "손실을 복구하는 방법을 모르겠다. 전 재산이 없어져서 앞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없는 위기에 놓였다"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버나드씨를 비롯한 스퀴드 코인 투자자들이 '러그 풀' 사기를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IT 전문 매체 '기즈모도' 등에 따르면, 러그풀은 시장에 출시된 가상화폐에 대해 개발자들이 갑자기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투자금을 전부 회수한 뒤 사라지는 사기법이다.
스퀴드 코인 또한 가치가 급락한 뒤 공식 홈페이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이 전부 폐쇄됐다.
한편 가상화폐 생태계에서 러그 풀 사기가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던 '도지코인'을 본딴 '진도지코인(JINDOGE)'이 등장했을 때도, 개발자가 전체 물량의 15%에 달하는 코인을 한꺼번에 매각하면서 가격이 97% 가까이 폭락했던 일이 있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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