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궤도 변경 시험을 목적으로 오는 11월 말 발사하는 다트 우주선과 목표인 쌍소행성 디디모스-디포르모스. 사진 출처=미 항공우주국(NA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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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류가 지구를 위협하는 외계의 존재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물리적 대응을 하기 위한 실험에 나선다.
미 항공우주국(NASA)는 4일(미 동부시간) 오후 온라인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목적을 가진 다트(DART·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우주선이 이달 24일 새벽 발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트 우주선은 민간 우주선인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캘리포니아 산타 바바라 카운티 소재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다트는 NASA가 실시하는 최초의 지구 방위 프로젝트다. 공교롭게도 작은 화살로 표적을 맞추는 게임(다트)과도 이름이 같다. 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즉 '쌍소행성 진로 수정 실험'라는 뜻처럼 스스로 소행성에 충돌해 진로를 수정할 수 있는 지 여부를 시험한다. 소형차 크기로 발사 후 약 1년간 우주를 항해해 지구에서 약 1100만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디디모스(직경 700m) 소행성의 궤도를 돌고 있는 디모르포스(직경 160m) 위성에 충돌할 예정이다.
함께 발사되는 이탈리아 우주국의 소형 위성 '리시아큐브'가 이 과정을 기록하며, 유럽우주청(ESA)가 2024년 탐사선 헤라를 발사해 충돌의 효과, 즉 디모르포스 위성의 질량 및 궤도 변화 여부를 조사한다.
NASA의 이번 실험은 사실상 1999년 발견한 소행성 '베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베누는 2182년 확률 2700분의 1로 지구와 충돌할 수 있다고 전망된다. NASA는 이번 실험 결과를 토대로 베누의 궤도를 바꾸기 위한 우주선 '해머'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2026년엔 지구 주변 4800만 km 이내 소형 소행성을 3분의2까지 감시할 수 있는 우주망원경 '니오 서베이어'를 발사할 예정이다.
NASA는 "디모르포스 위성이 목표로 설정된 것은 지구에 위협을 주지 않으면서도 과학자들이 지상 망원경을 통해 궤도 변화 여부를 탐색할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한 거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 임무는 우주선을 의도적으로 소행성에 충돌시키는 것이 미래에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이 발견될 경우 진로를 바꾸는 효과적인 방법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주선 충돌 외에 핵폭탄, 금속 막대 등을 이용해 소행성을 파괴하거나 궤도를 바꾸려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패트릭 킹 미국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연구소 박사 연구팀은 100m 길이 소행성에 1메가톤급 핵폭탄을 터뜨렸더니 산산조각 나면서 99.9%가 지구를 비껴나갔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또 필립 루빈 미 캘리포니아대 교수 연구팀은 한국의 현무 4 미사일(벙커 버스터)처럼 금속 막대를 부착한 미사일을 발사해 충격파로 소행성을 파괴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2016년엔 러시아 과학자들이 2004년 처음 발견된 '99942아포피스' 소행성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파괴하는 프로젝트를 검토했지만 지구에 미칠 악영향 등에 대한 우려로 취소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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