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한 곳당 2~3대 전세버스 운행…'원생·학부모 피해 갈까' 걱정
"치솟는 요소수값에 지입차 기사들 울상…비싼 가격도 구하면 다행"
요소수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 화물차・버스가 주차돼 있다. 2021.11.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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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뉴스1) 이윤희 기자 = 전국적으로 요소수 품귀현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 파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요소수 대란으로 인한 피해가 물류에 이어 유치원, 어린이집, 학원, 농촌현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립유치원의 경우 90% 이상 디젤 승합차로 원생들의 통학차량으로 이용하고 있고, 농촌지역도 트랙터 등 상당수 농기계가 디젤로 가동되는 실정이라 당장 요소수 수급이 어려울 경우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부를 수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관측이다.
7일 뉴스1이 입수한 경기도 내 지역별 유치원 통학차량 현황 자료(2021년 2차)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서는 880개 사립 유치원 가운데 96.5%인 849곳의 유치원들이 통학차량을 운행 중이다.
동탄 1, 2신도시가 들어선 화성시의 경우 사립유치원 60곳에서 운행 중인 통학차량 대수는 모두 176대다.
해당 지역 기준으로 유치원 한 곳당 2~3대 통학차량을 운행 중인 것을 감안, 경기지역 전체 유치원 통학차량 대수는 약 2400대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 당장 차량 운행거리가 긴 화물차들과 같은 요소수 대란은 없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란 게 사립유치원들의 말이다.
수원의 한 사립유치원 원장은 "지금은 통학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서 간신히 차량 운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앞으로가 우려된다"면서 "요소수 대란으로 애꿎은 원생과 학부모들에게 큰 피해가 갈 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관광회사 지입차를 이용하는 어린이집의 경우도 사정이 더 심각하다. 유치원의 비해 시설수가 더 많은데다, 맞벌이 가정이 많아 통학차량 운행이 어려울 경우 그 피해가 상당할 것이란 이유 때문이다.
서울 시내 한 주차장에 학원버스 등이 주차돼 있다. 뉴스1 자료사진. © News1 황기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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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업계도 울상이다.
소형 학원보다는 대형 학원업계의 사정이 더 심하다. 대형 학원의 경우 한 학원당 적게는 10대, 많게는 20대 이상의 통학차량을 운행 중이어서, 요소수 대란 직격탄에 직면할 경우 학원 운영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게 대체적 의견이다.
대형 영어학원 학원장 A씨는 "통학차량 지입 기사들이 요소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걱정이 태산"이라면서 "이 때문에 학원 운영에 큰 차질을 빚을 까 매일같이 대책회의를 하며 방안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요소수 부족 현상은 농업현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추수를 마친 강모씨(61)의 논에는 볏집이 그대로 놓여있다. 지난 주 볏집을 곤포 사일리지 작업으로 처분할 계획이었지만 트랙터가 멈춰서면서 작업이 미뤄지게 됐다.
강씨는 "작업 트랙터에 요소수를 넣어줘야 하는데 요소수가 떨어져 작업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라며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언제 작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음식점과 단체급식 시설에 급식재료 등을 공급하는 자영업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과거 마스크 대란 때와 같은 유사한 일도 벌어지고 있다. 기존 납품 단가보다 최대 10배나 비싼 가격에 요소수 판매 행위가 행해지고 것.
10ℓ 기준 6000~7000원이던 납품가는 요소수 부족 사태 이후 적게는 3만원에서 많게는 7만원까지 형성되고 있다는 게 업체들의 말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일찍이 요소수를 납품하던 업체에서 가격을 올린다는 소식을 전해왔다"면서 "기존 10ℓ 기준 6000원에서 5배 넘게 오른 4만원에 납품받기로 했다. 마치 마스크 대란 때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오랜 기간 거래해 온 사이여서 비싼 값에라도 납품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미처 대비하지 못한 전세버스 업체는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ly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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