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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서 배운 '살려줘요' 손짓…차에 갇힌 소녀 극적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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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0대, 창문 밖으로 손가락 폈다 오므리는 수신호

옆차 운전자 눈치 채고 경찰 신고…납치 용의자 체포

연합뉴스

"도와주세요" 손동작
[캐나다여성재단 유튜브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소셜미디어에서 유행하는 구조요청 손짓이 미국에서 납치 위기에 있던 소녀를 구했다.

7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납치 상황을 극적으로 모면한 주인공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 사는 16세 소녀다.

소녀는 지난 4일 켄터키주에서 한 남성이 운전하는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손바닥을 폈다 오므리는 손짓을 내보였다.

근처를 지나던 다른 자동차의 운전자는 이를 목격하자 전화기를 꺼내 911에 범죄 가능성을 신고했다.

가정폭력 피해를 외부에 몰래 알려 구조를 요청할 때 취하는 수신호와 유사하다는 걸 눈치 챘기 때문이었다.

엄지를 감싸며 나머지 손가락을 접는 행동이었다.

성평등 옹호단체인 캐나다여성재단은 코로나19 봉쇄령 기간에 가정폭력에 노출되는 이들을 위해 이 손짓을 홍보해왔다.

연합뉴스

엄지만 접고 손바닥을 폈다가 나머지 손가락을 접는 구조요청 손짓
[캐나다여성재단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신고한 운전자는 소녀가 탄 자동차를 11㎞ 정도 따라가며 전화로 위치와 상황을 중계했다.

소녀를 태운 자동차는 결국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이틀 전 부모가 소녀의 실종을 신고했다는 사실, 소녀가 운전자에게 억류돼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납치 용의자는 소녀를 자신의 친척들이 있는 오하이오주로 데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소녀가 실종 신고된 미성년자라는 점을 친척들이 알게 되자 용의자는 소녀를 데리고 켄터키주까지 건너갔다.

켄터키주 로럴 카운티 경찰은 "주와 주를 오가는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소녀가 누가 알아채기를 바라며 얼마나 오랫동안 그 신호를 보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소녀는 구조 손짓을 짧은 동영상이 게시되는 소셜미디어 틱톡에서 배웠다고 밝혔다.

틱톡에는 납치됐다가 몰래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 극적으로 구조되는 상황극들이 다수 게시돼있다.

경찰은 불법 감금 등의 혐의로 소녀와 동행한 남성을 체포했다. 이 남성은 미성년자 성 착취물 소지 혐의도 받고 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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