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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1.8kg 짜리 작은 헬리콥터가 모래ㆍ돌 투성이에 공기 밀도도 낮은 화성의 척박한 환경에서 꿋꿋이 버티고 있다. 통신 두절도 없고 태양 전지의 성능도 예상보다 강력해 벌써 15회째 비행을 마쳤다. 애초 3~4회 시험 비행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깬 대선전이다. 지난 2월 화성에 착륙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소형 헬리콥터 인저뉴어티(Ingenuity)의 얘기다. 그러나 화성이 여름에 접어 들면서 공기 밀도가 더 낮아지는 등 난관이 다가오고 있어 무사히 이겨내고 우주의 역사를 새로 쓰는 작업을 이어갈 지 주목된다.
10일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인저뉴어티가 지난 6일 15번째 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JPL 측은 "인저뉴어티는 128.8초 동안 비행했으며 목표했던 지역으로 이동했다"면서 "과학적 관심이 가는 이미지를 몇 장 촬영했고 곧 분석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저뉴어티는 이날 시속 17.9km의 속도로 약 12m의 고도에서 수평 방향으로 406m를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NASA는 당초 화성 대기에서도 비행체가 날 수 있는지 시험하기 위해 인저뉴어티를 개발했다. 지난 2월 화성 탐사 로버인 퍼서비어런스에 탑재돼 예제로 크레이터에 착륙했다. 총 8500만 달러를 들여 만들었으며, 대기 밀도가 지구의 1% 정도에 불과한 화성 대기의 특성을 감안해 분당 2500회(헬기의 8배)의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탄소섬유 날개 4개를 장착했다.
NASA의 실험은 대성공을 거뒀다. 지난 4월19일 약 30초 동안 초속 1m의 속도로 3m 가량 이륙해 제자리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인류가 만든 비행체로는 사상 최초로 지구가 아닌 행성에서의 비행을 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1903년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한 것에 버금가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인저뉴어티는 이후 3차례 더 시험 비행에 성공해 고해상도 화성 표면 사진을 촬영ㆍ전송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고비도 있었다. 최초 비행 직전에 회전 날개에 이상이 생겨 연기됐다. 또 4회차 비행도 소프트웨어 이상으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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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NASA는 인저뉴어티가 5회 정도의 시험 비행 정도만 해도 대성공이라고 여겼었다. 부품에 우주용으로 특수 개발된 것이 아닌 일반 통신용 반도체를 사용했고, 태양전지가 모래에 덮일 경우 등이 예상됨에 따라 '비행체'로서의 비행 시험 임무만 부여한 상태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5차례의 시험 비행을 마친 후 여전히 정상 작동하고 있다. 이에 NASA는 퍼서비어런스의 탐사 작업에 인저뉴어티를 투입하기로 결정, 최근 예제로 크레타의 사우스 세타 지역을 탐사하기도 했다. 이번 비행은 첫 도착 지역이었던 라이트 형제 언덕(Wright Brothers Field)으로 돌아가는 경로로 모함 격인 퍼서비어런스와 함께 하고 있다. 인저뉴어티는 앞으로 7회 정도 더 비행해 라이트 형제 언덕으로 회귀할 예정이다.
NASA는 하지만 다가오는 화성의 여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새로운 탐색 능력을 탑재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앞으로의 도전에 더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인저뉴어티의 비행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특히 화성에 여름이 다가 오면서 공기의 밀도가 더 낮아지고 있어 인저뉴어티의 날개 회전 RPM을 더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날 비행에서도 인저뉴어티는 이전 비행에 이어 두 번째로 2700RPM을 유지했는데, 13회 비행때까지의 2500RPM보다 높았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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