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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일회용품 사용과 퇴출

일회용품 없는 ‘제로웨이스트 서울’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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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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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제로웨이스트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제로숲’을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11월 말까지 시범적으로 운영한다.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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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에서 발간한 보고서 ‘플라스틱 대한민국: 일회용의 유혹’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1인당 연간 96개의 페트병, 65개의 플라스틱 컵, 460장의 비닐봉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에서도 연간 10억 개 이상의 플라스틱 컵과 배달용기가 사용되고 있으며, 음료용 페트병 등을 포함하면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포장 용기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히 ‘플라스틱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플라스틱 생활폐기물이 늘어난 주된 이유는 코로나19의 장기화와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소비 양식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온라인 주문 또는 소포장 제품 구매 빈도가 높아질수록 더 많은 쓰레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의 쓰레기 증가가 소비 양식 변화와 맞물려 있다 하더라도, 이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제품 생산 단계부터 포장재 선택까지 결정권을 가진 생산자의 역할 또한 크다. 그동안 폐기물 감량 정책이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의무를 강조해왔다면, 앞으로는 일회용품을 대신해 다회용품을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해 포장재 없이 소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지난 9월 오세훈 시장이 발표한 ‘서울 비전 2030’에는 이와 같은 정책 방향이 담긴 ‘제로웨이스트 서울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제로웨이스트’는 재활용을 통해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넘어 애초에 쓰레기 자체를 만들지 않는다는 개념으로, 이를 서울시의 자원순환 정책에 도입함으로써 다회용 컵과 배달용기 사용 인프라를 구축하고 포장재 없이도 물건을 살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매장 확산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전국 최초로 민간 배달플랫폼 ‘요기요’와 손잡고 일회용 배달용기 퇴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강남구 일대 100개 음식점을 대상으로 배달용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다회용 배달용기 시범사업을 시작했는데, 배달음식점이 편리하게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음식점에 다회용기 대여, 수거, 세척, 재공급까지 전 과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서비스 지역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달 6일부터는 시청 주변 등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의 20여 개 카페와 다회용컵 사용 시범사업을 했다. 카페에서 음료를 테이크아웃 할 때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컵으로 받고, 사용한 컵은 매장 내 회수기에 반납하는 방식이다. 반납된 컵은 전문업체가 수거·세척 뒤 다시 카페에 공급해 시민들은 개인 텀블러를 챙기지 않고도 환경보호에 동참할 수 있다.

시민들이 자주 찾는 대형 유통매장에는 포장재 없이 제품을 살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매장’을 만들고, 일상 곳곳에 소규모 제로웨이스트 매장이 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다소 생소한 개념인 제로웨이스트를 직접 체험하면서 이해할 수 있도록 9월부터 서울새활용플라자에 제로웨이스트 체험공간인 ‘제로숲’을 마련했다. ‘제로숲’에서는 다회용기에 물건을 소분, 리필해볼 수 있고, 실제 제로웨이스트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아울러 시민들이 동네에 있는 제로웨이스트 상점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서울 시내 70여 개 제로웨이스트 상점 위치 정보를 디지털 지도로 만들어 ‘스마트서울맵’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 서울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생산하는 단계에서부터 포장 폐기물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 역시 중요하다. 현재만이 아니라 미래세대까지 생각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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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식 l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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