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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과 거리두는 李·尹…여성계 "이대남 의식한 행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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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자들 "젊은 층 남성 정서에 편승해 여성을 불만 해소 대상 삼아"

연합뉴스

이재명, 참석자들과 대화
(고양=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상암 농구장에서 2030 여성들과 '넷볼'(영국에서 농구를 모방해 만들어진 여성 전용 스포츠) 경기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1.10.31 [국회사진기자단] swimer@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잇따라 페미니즘과 거리를 두는 듯한 행보를 보이면서 여성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여성계 등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홍카단이 이재명 후보님께 드리는 편지'라는 글을 공유해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홍준표 경선 후보를 도왔다는 자원봉사자의 글인데, 이 후보가 페미니즘을 멈추게 해준다면 기꺼이 지지를 보내겠다는 내용이 담겨 여성계로부터 '반페미니즘 행보'란 지적을 받았다.

윤 후보도 내세운 공약도 일찌감치 여성계의 반발을 샀다.

윤 후보는 성폭력 무고죄의 특수성을 고려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무고' 조항을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는데, 무고죄 처벌 강화가 성폭력 피해 신고를 막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전국여성대회 축사하는 윤석열 후보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제56회 전국여성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1.11.9 srbaek@yna.co.kr


두 후보의 이런 행보가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 유권자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여성계는 한목소리로 비판과 우려를 나타냈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0대 남성의 표심만을 염두에 둔 듯한 행보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에 본격화되고 노골화된 현상"이라며 "20대 남성 표를 의식해 얕은 전략을 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20대의 경우 남성이든 여성이든 기성세대처럼 진영논리에 갇혀 투표하지 않고 투표로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20대 남성만을 타깃으로 삼는 선거전략은 도덕적 측면에서뿐 아니라 선거운동 효과성 차원에서도 이롭지 않다"고 비판했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도 "두 후보가 반페미니즘 정책을 주장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2030 남성 유권자 표를 얻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처한 현실과 한국사회의 구조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2030 남성들의 불만에 쉽게 동화되고 감정 이입을 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또 "20대 남성이 호소하는 구직난, 집값 문제 등은 결코 여성이 권력을 잡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여성을 그런 불만의 해소 대상으로 삼고, 양성평등 정책을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란 프레임으로 문제 삼는 것은 무논리적인데다 합리적이지도 않다"고 꼬집었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 소장은 "2030 남성들이 어떤 정책을 요구하느냐와 관련해서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감정적 분노나 불편한 감정에만 편승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폭력추방 주간을 앞두고 여성정책을 앞다퉈 발표해야 하는 시기에 이런 행보를 보이는 것은 목소리를 크게 내는 젊은 남성들만을 의식해 여성 표에 대해서는 눈치를 보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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