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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연합시론] 국회서 가결된 곽상도 사직안…대장동 의혹 진실 규명 계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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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곽상도 사직안 가결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을 탈당한 무소속 곽상도 의원의 사직안이 총 투표수 252표 중 찬성 194표, 반대 41표, 기권 17표로 통과되고 있다. 2021.11.11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을 탈당한 무소속 곽상도 의원의 사직안이 11일 처리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곽 의원의 사직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총투표수 252표 중 찬성 194표, 반대 41표, 기권 17표로 통과시켰다. 곽 의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맡은 화천대유에서 6년 가까이 근무한 아들(31)이 퇴직금 등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자 10월 2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고 5일 사직서를 냈다. 검사 출신의 곽 의원은 박근혜 정부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출신으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중남에서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했고 지난해 4월 재선에 성공했다. 강한 보수 성향의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자녀를 겨냥한 의혹을 연속 제기하는 등 문 대통령 저격수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본인의 아들이 거액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아빠 찬스' 논란에 휩싸이면서 '내로남불'이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결국 대선 악재를 우려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제명 요구가 나오는 등 궁지에 몰린 끝에 의원직 사퇴에까지 이르게 됐다. 21대 국회 들어 사직한 의원은 비례대표 김진애 전 의원과 본회의에서 사직안이 가결된 윤희숙·이낙연 전 의원에 이어 총 4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이날 곽 의원 사직안 가결이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의 실체가 규명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곽 전 의원은 이날 의원직을 상실한 뒤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대장동 개발사업이나 화천대유와 관련해 어떤 일도 하지 않았고 어떤 일에도 관여돼 있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 초에 피의자 신분으로 곽 전 의원을 불러 조사할 전망이라 한다.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씨는 2015년 6월께부터 올해 3∼4월께까지 화천대유에서 근무하고 퇴직하면서 퇴직금·위로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아 젊은 층을 비롯한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한 시민단체는 최근 고발장을 제출하며 "곽 의원 아들이 받은 퇴직금은 대기업에서 20∼30년간 재직한 전문경영인의 퇴직금보다도 훨씬 많은 것으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격앙된 정서를 표출하며 곽 전 의원 부자를 사법당국에 고발하기도 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 측에 도움을 준 뒤 사업 수익이 나자 대주주 김만배(57·구속)씨에게 50억원을 요구하고 아들을 통해 대신 전달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최근 사건 관계자들을 조사하며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깨질 위기에 처하자 곽 전 의원이 막아준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문제의 50억원이 건네지게 된 경위와 목적 등을 낱낱이 조사해 실체적 진실을 드러내야 할 것이다.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곽 전 의원에 대한 조사를 계기로 이른바 '50억 클럽' 등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0억 클럽' 의혹은 화천대유로부터 거액을 받았거나 받기로 약정했다는 로비 대상자 명단을 가리키는데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국정감사 과정에서 6명의 이름을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대상자들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지금 정치권에서는 대장동 수사의 미진함을 이유로 특검 도입 논의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특검에 대한 찬성 의견도 60% 안팎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잖아도 과거 검찰의 행태로 국민의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이 또다시 수사 미진으로 특검이 도입되는 상황에 몰리게 되면 검찰은 존립 근거 자체에 의문이 드는 상황에 부닥치게 될 것이다. 검찰은 여기서 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자세로 대장동 관련 의혹의 전모를 신속히 파헤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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