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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22일 전면등교 불안불안…과밀학교 교사 97%, 전면 등교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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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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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A중학교에서는 오는 22일 전면등교를 앞두고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교원 72명 중 97%가 밀집도 3분의 2를 준수하는 '부분등교'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학부모(973명) 중 50% 이상이 전면등교에 찬성했지만 교원들의 압도적인 반대에 밀려 전면등교가 무산된 것이다.

수도권에서는 오는 18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 22일부터 전 학년 전면등교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일부 과대학교(전교생 1000명 이상)·과밀학급(학급당 학생 수 30명 이상)은 설문조사에서 다수 교원이 전면등교 반대 의사를 표시하면서 부분등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대학에서도 대면수업을 확대하겠다는 교육부나 대학본부 방침과 달리 수강생 동의를 대면수업 요건으로 내세우면서 대학의 대면수업 재개가 더뎌지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교육 분야 단계적 일상 회복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학교 특성과 준비 정도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 과밀학급이나 과대학교는 설문조사를 통해 등교 방식을 정하도록 했다.

서울 양천구 B중학교 역시 등교 방식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학부모 중 58%가 전면등교에 찬성했으나 학생은 26%, 교직원은 23%만 전면등교에 찬성했다. 이에 따라 22일 이후에도 2주 등교, 1주 온라인 수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전면등교를 기대해 온 학부모들 사이에선 학교와 교직원에 대한 원망이 커지고 있다. B중학교의 한 학부모는 "철없는 학생들보다 선생님들이 오히려 등교수업에 반대하는 비율이 높은 게 놀랍다"며 "그동안 온라인 수업을 할 때 일부 선생님의 성의 없는 수업에 화가 나고 아이도 쉬는시간만 되면 게임이나 유튜브에 접속해서 짜증이 났는데 이 상태가 내년까지 지속돼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A중학교의 한 학부모 역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자녀들 안전이 걱정되는 학부모들에게 의견을 묻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교원들의 의사를 묻고 또 그것을 숫자가 훨씬 많은 학부모 수와 동일한 가중치로 반영하는 집계 방식은 이해가 안 간다"면서 "이런 식으로 가면 내년에도 과대학교라는 이유로 학교를 제대로 못 보낼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전국 학교 학급의 8.5%가 학생 수가 30명 이상인 과밀학급이며 이는 대부분 서울·경기에 몰려 있다. 교원들은 학교 현장에서의 방역 부담을 감안하면 전면등교는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시행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25.6%가 부정적인 입장이었는데, 주요 이유로 '지속적 감염 확산'(43.5%)과 '대면수업·신체활동 등 교육활동 특성상 감염 우려 심각'(31.9%)을 꼽았다.

등교수업 확대가 예상됐던 대학가에서도 학생들의 동의가 저조해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실험·실습 수업 정도만 오프라인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성균관대는 40명 이하 수업은 수강생이 전원 동의하는 경우에만 오프라인으로 진행하고, 중앙대는 15명 이하 교과목에 대해서는 교수·학생 전원 동의하에 대면수업을 하기로 했다. 대면강의 재개에 수강생 동의를 조건으로 달은 것이다.

서울의 한 대학교수는 "학생들은 이미 온라인 수업에 익숙해져 있고 지방 학생들도 방을 1년 치 계약하기는 번거로운 상황이라 대면수업에 찬성하는 학생이 별로 없다"면서 "교수들도 이런 상황을 알고 본인 시간만 대면수업으로 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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