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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쌍용차 인수전

[기자수첩]쌍용차 인수, 차보다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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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자동차 인수가 시작부터 요란하다. 회생 계획을 내기도 전에 차(車)보다 땅(공장부지) 문제가 불거졌다. 에디슨모터스가 인수 MOU(업무협약)을 맺으며 평택공장 터를 '준주거지'로 용도변경 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법원이 에디슨모터스와 MOU를 맺기 전에 산업은행은 법원에 '산은 대출조건 요구는 M&A 무효 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보냈다. 산은으로부터 받으려는 대출도 결국 공장 부지가 주요 담보인 까닭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전의 MOU 체결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이 나오고 있다"며 "채권단 입장에서는 매각이 성사될 지 여부도 의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85만㎡ 크기의 쌍용차 공장부지는 9000억원 가량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미 공장부지 주변은 도시개발구역으로 최근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있다. 게다가 쌍용차 공장이 이전되는 것은 그것 자체로 개발 호재가 된다. 땅값도 달라진다. 최소 5000억원 이상의 개발 이익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것은 쌍용차가 성공적으로 옮긴다는 전제에서다. 이를 위해선 쌍용차가 신공장을 지어야 한다. 하지만 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를 위해 투입하는 돈은 3100억원이다. 추가 자금 마련을 위해 공장부지를 활용하려면 먼저 이를 매도하거나 담보로 내놓고 대출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공장부지' 용도로는 원하는 만큼 큰 금액을 구할 수 없다.

그렇다고 용도를 바꾼 뒤 부지를 팔 수도 없다. 법에 저촉될 수 있어서다. 국토 계획법 시행령에 따르면 지구단위계획부지의 용도를 변경하려면 '유휴토지 또는 대규모 시설의 이전부지'여야 한다. 공장을 비우거나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금호타이어도 중국 더블스타에 팔릴 때 광주공장 부지 이전이 논의됐지만 아직 진전이 없다.

에디슨모터스는 '10년 내 쌍용차 판매를 30만대로 늘리겠다'고 하지만 구체적 실행계획은 내놓지 못했다. 쌍용차는 부동산기업이 아닌데 차보다 땅으로 무엇인가를 하려고 든다. 산은 뿐만 아니라 어느 은행도 대출을 해 줄 리 만무하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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