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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유가 80달러…'조선사 장기불황 원흉' 해양플랜트 기지개 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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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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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조선업 호황기 당시 복수의 해양플랜트들이 건조되고 있는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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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해양플랜트 수주의 분수령으로 꼽혀온 80달러 시대를 맞이했다. 조선업계에서 기대감이 감지된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8.36달러로 장을 마쳤다. 같은 날 두바이유는 배럴당 80.76달러, 북해산 브랜트유는 배럴당 80.28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정유사들의 불법 이득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80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8월 60달러대에서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달부터 80달러 중반대를 유지했다.

조선업계에서는 80달러대의 안정적 유가를 글로벌 오일메이저 회사들의 해양플랜트 주문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한다.

신동원 전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지상에서 석유를 채굴하는 것보다 해상에서 채굴하는 것은 투입 금액이 커 채산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유가가 유지돼야 오일메이저 회사들이 해상플랜트를 주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해양플랜트 발주가 끊겼고 이로 인해 국내 조선사도 장기불황을 맞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조선업계가 저유가로 불황을 맞았던 것처럼 같은 시기 위축됐던 오일메이저 회사들이 과거와 같이 해양플랜트 주문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해양플랜트 주문부터 인도까지 최소 3~4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실제 시추현장에 투입하는 수년 뒤에도 지금과 같은 유가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해양플랜트 사업이 회복세를 맞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짐도 보인다는 반응이다. 올해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한 해양플랜트 설비는 한국조선해양 3기, 대우조선해양 2기 등 총 5기다. 시추설비가 아닌 생산시설이라 수익성이 높지 않지만 2014년부터 수년간 해양플랜트 수주가 전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이 2기 이상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한 것은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지난달에는 대우조선해양의 재고 드릴십이 매각됐다. 해당 드릴십은 2015년 유가 급락으로 계약이 취소돼 재고로 남았던 선박이다. 수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불발되면서 매년 유지·보수에만 100억원이 비용이 소요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보탠다. 현존하는 FLNG는 총 4척이다. 4척 모두 국내 조선사가 건조했다.

최근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FLNG가 모잠비크로 출항했다. 지난 15일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명명식에는 필리프 뉴지 모잠비크 대통령도 방문했다. 모잠비크는 세계 최대 가스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뉴지 대통령과의 오찬 후 "모잠비크 정부가 동일한 규모의 FLNG 1기를 추가 발주할 것"이라 언급했다.

또 다른 조선사 관계자는 "오일메이저 회사들은 관망세지만 산유국은 속속 발주를 재개하는 상황"이라며 "한국뿐 아니라 북미·유럽 등 주요국들이 '위드코로나' 정책을 실시하면서 항공기 운항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내년부터는 석유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해 해양플랜트 수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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