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전시물 별도 보관하고 디지털전시로 대체…"동의 없는 일방적 결정" 비판
그날 이후 7년 |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서울도서관 서울기록문화관의 '4·16 세월호 기록공간'(이하 기록공간)을 '디지털서울전시관'으로 개편하는 서울시 결정에 유가족 측이 "서울시의 세월호 지우기"라며 반발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23일 논평을 내고 "서울시는 디지털서울전시관으로의 전환 계획을 중단하라"며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당시 우려했던 서울시의 세월호 지우기가 본격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세월호참사에 대해 시민들의 기억에서 세월호를 지우고 그 의미를 축소하려는 행태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주부터 서울도서관 3층에 있는 서울기록문화관 내 기록공간을 디지털 디스플레이 기반의 전시관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세월호 관련 기록물은 디지털 방식으로 계속 전시되지만, 기록공간이라는 명칭은 사라진다. 기록공간에 있던 물품들은 서울시가 우선 별도로 보관한다.
이 전시관은 LED 디스플레이와 터치스크린 등을 활용해 세월호 기록을 포함한 서울의 발전상과 관광, 보훈 등 크게 4가지 주제의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기록공간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그해 11월 21일까지 서울광장에 마련됐던 시민분향소에서 수집한 추모 리본 등 기록물을 전시해왔다.
서울시는 최근 기록공간을 비롯한 서울기록문화관의 전시물이 수년째 바뀌지 않고 노후화돼 대대적 개편을 하기로 하고 지난달 중순께 세월호 유가족을 두 차례 찾아 개편 계획을 전달했다.
당시 유가족 측은 개편 계획을 전달받고 내부 입장을 모은 뒤 서울시에 다시 알리겠다고 전했다. 의견을 알리는 최종 시점은 별도로 정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이후 한 달여 간 유족 측 입장을 기다리다 우선 서울기록문화관 재개방 시기에 맞춰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서울기록문화관은 코로나19로 그간 관람이 제한됐다가, 최근 단계적 일상 회복 조치에 따라 연말 재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 24일에 재개방을 하려는 일정에 맞춰 우선 준비하려는 것"이라며 "올해 기억공간을 우선 개편하고, 내년에 서울기록문화관 전체를 디지털화하는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4·16연대 측은 서울시가 유가족들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기억공간을 개편한다고 결정한 점을 문제 삼았다.
4.16연대 관계자는 "가족들이 의견을 취합해 전달하기도 전에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유가족들이 협의한 뒤에 기록물의 디지털화를 해야 하는데, 디지털화 방침을 먼저 정해놓고 (유가족들이) 따라오라 한다"고 비판했다.
ze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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