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환불 대란'으로 논란을 일으킨 머지포인트 측이 3개월도 더 지난 지금까지 환불에 시간을 끌면서 피해자들이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25일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머지포인트 피해 관련 분쟁조정에 접수한 인원은 8206명이다. 집단분쟁이 개시된다면 역대 최대 규모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머지포인트 사태가 발생한 8월 한달 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신유형 상품권' 관련 상담은 1만4378건으로 지난해 대비 7053% 급증했다. 9월에도 해당 유형의 상담은 7004건으로 집계됐다.
머지포인트 측은 지금도 환불 공지를 올리고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받고 있지만 최근에는 환불받았다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 머지포인트 환불 접수가 시작된 8월11일 곧바로 환불 신청을 했다는 A씨는 아직도 20만원 넘는 금액을 환불받지 못했다. A씨는 "환불이 선착순도 아니고 소액순도 아닌 것 같다"며 "머지 측은 중복 신청 건 때문에 환불이 늦어진다는 답변만 앵무새처럼 내고 있는데 이대로 환불이 안 될까봐 화가 난다"고 말했다. 머지포인트는 미사용분 포인트에 한해 구매가격의 90%를 환불해준다고 안내하고 있다.
현재 머지포인트 앱에 등록된 팝업스토어는 모스버거, 부엉이돈가스, BWP 서울가든호텔 에이치가든 등 몇 곳에 불과하다. 개인당 머지포인트 결제 한도도 월 1만원으로 제한되어 있다. 이외 로컬(지역) 매장들은 가맹점주가 정한 한도 금액으로 포인트 사용이 가능하다.
환불이 늦어지니 피해자들은 포인트 사용이 가능한 곳들을 찾아 다니며 최대한 포인트를 소진하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최근 모스버거 이용권과 부엉이돈가스 이용권을 교환했다는 B씨는 "환불을 기다리다 못해 한푼이라도 더 쓰려고 한다"며 "머지 측에 이익을 조금이라도 남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머지플러스 캐시백도 지급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머지플러스는 연간권을 구매하면 매달 포인트 캐시백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18만원짜리 연간권을 사면 1만5000포인트씩 하나머니로 돌려주는 방식으로, 하나머니, 토스머니, 페이코 등 다양한 캐시백과 연계되어 있었다. 매달 말일 캐시백을 지급하는 것이 조건이었지만 지난달 말일 하루 전 머지 측은 전산통일화를 이유로 12월25일에 캐시백을 지급하겠다고 공지했다. 머지플러스를 구매한 고객이 10월, 11월 분 캐시백을 제때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머지플러스 측은 구체적인 환불 일정이나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5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가 "순차적으로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환불 진행 상황이나 규모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피해자들을 상대로 희망고문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소비자원은 현재 집단분쟁 개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피해구제 신청 건을 일괄적으로 정리해 한번에 집단분쟁으로 넘기는데 머지포인트 관련 신청 건수가 많아 접수하는 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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