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매 시즌 찾는 ‘회전문 관객’들
“앙상블 보기 위해 또 왔다”
2018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공연 장면. 오디컴퍼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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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시즌마다 공연계에서 화제의 중심이 되며 ‘회전문 관객’을 끌어모은다. ‘지금 이 순간’ ‘얼라이브’ 등 많은 명곡을 배출하며 탄탄한 음악적 매력을 자랑하는 데다 강력한 팬덤을 가진 스타 배우들이 캐스팅되기 때문이다. ‘회전문관객’을 끌어모으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앙상블의 활약 때문이다. 앙상블은 ‘함께, 조화, 협력’ 등을 의미하는 말로, 뮤지컬 공연에서는 합창과 군무를 담당하는 코러스 배우들을 일컫는다. 주연 배우는 아니지만, 전체적인 극의 배경을 만드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런데 이 작품을 찾는 관람객들 사이에선 “앙상블의 존재감이 주연 못지않다” “앙상블을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는다”는 감상평이 나온다. 그만큼 앙상블의 활약이 돋보이는 명장면이 많기 때문이다.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상한 사건>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선과 악을 분리하는 실험을 위해 스스로를 실험대상으로 삼은 의사 지킬과, 실험 부작용으로 생겨난 또 다른 자아 하이드가 지킬을 장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작품에서 앙상블은 작품 특유의 서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두 개의 자아로 인해 빚어지는 갈등과 긴장감, 이에 따른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앙상블이 단체로 무대에 오르는 장면은 모두 2차례 있다. 1막 2장의 ‘가면1(Facade1)’과 2막 1장의 ‘살인, 살인(Murder, Murder)’이다. 각각 1막과 2막의 포문을 여는 넘버로,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
단체로 무대 오르는 두 장면서
강렬한 군무·합창으로 큰 인기
1인 다역 소화하는 앙상블 배우
오디션 경쟁률도 100 대 1 ‘치열’
‘가면1’은 주·조연을 비롯한 출연진 23명이 전원 무대에 올라 강렬한 군무와 합창으로 관객들을 압도하는 넘버다. 상류계급과 하류계급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며 인간의 이중성을 고발한다. 이 장면에서 앙상블은 하류층 민중들을 담당하며 여성 주인공 루시와 함께 역동적인 안무를 선보인다. 관객들의 ‘최애곡’으로도 종종 언급되는 이 넘버는 중독성 넘치는 멜로디와 웅장한 화음을 자랑한다. 합창임에도 불구하고 가사가 명료하게 들려 관객들에게 듣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대목에서 앙상블 배우들이 보여주는 분노 가득한 표정 연기 또한 관전 포인트다.
‘살인, 살인’은 계속되는 살인사건으로 공포에 떠는 시민들의 모습을 묘사한 넘버다. 지킬의 정신력을 완전히 장악해 버린 하이드가 등장해 연쇄 살인을 하자 앙상블들은 우산을 활용한 군무를 선보이면서 공포와 음습한 분위기를 표현한다. 이 장면은 공연의 ‘시그니처 장면’이라고 불릴 만큼 인상적이고 상징적이다. 덕분에 제작사가 MD상품으로 내놓은 우산은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앙상블에 대한 주목도가 크다 보니 여느 작품에 비해 앙상블 오디션도 치열한 편이다. 이전 시즌에 열렸던 앙상블 오디션에서는 평균 경쟁률이 100 대 1에 달했다. 이번 시즌에는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영상 오디션을 통해 선발했다. 앙상블 배우는 누구나 1인 다역을 소화해야 한다. 이 때문에 앙상블 배우는 ‘퀵체인지’에 능숙해야 한다. 퀵체인지란 배우가 백스테이지에서 다른 의상으로 갈아입는 과정을 말한다. 짧게는 15초, 길게는 1~2분의 시간 동안 새로운 의상으로 교체하고 소품을 장착한 뒤 다른 캐릭터로 변신한다. 앙상블 배우 장동혁은 이 작품에서 모두 8차례의 퀵체인지를 소화했다.
<지킬앤하이드>에 출연하는 앙상블 배우는 모두 12명이다. 이 중 6명은 ‘커버’를 담당한다. ‘커버’란 주연 배우가 개인 사정으로 인해 출연하지 못할 경우 그를 대체해 투입되는 역할을 말한다. 앙상블 배우들의 기량 역시 주역 못지않은 수준을 갖추고 있다. ‘커버’ 등을 맡으며 앙상블 배우가 빠지는 자리는 ‘스윙’이 담당한다. ‘스윙’은 앙상블이 빠지는 자리를 대체하는 배우다. 이 때문에 스윙들은 모든 앙상블의 노래와, 춤, 위치 등을 익혀두어야 한다. 작품에 참여하는 배우라면 누구나 고된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지만 스윙은 그 정도가 더하다. 평소 공연 무대에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의 경우를 위해 대기해야 하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스윙’은 모두 4명이 있다.
올댓아트 정다윤 에디터·임승은 인턴 allthat_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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