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긴장시키는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에도 그동안 국경을 닫고 봉쇄식 방역 조치를 이어온 중국은 철통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돼 전 세계가 다시 코로나19 대유행의 물결에 휩싸일 경우 내년 2월 개최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만큼 확산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9일 “많은 유럽 국가들에서 오미크론으로 명명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세계가 매우 긴장하고 있다”며 중국은 전 세계 바이러스 전파에 대항하는 진정한 ‘철옹성’이라고 주장하는 사설을 실었다.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백신으로만 면역 장벽을 구축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게 증명됐고 심지어 상당 부분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서구 사회에 얼마나 스며들었는지 불분명하지만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많은 나라가 큰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여러 나라가 다시 국경 봉쇄에 들어가자 관영매체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정책을 채택한 나라들의 방역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며, 강력한 봉쇄식 방역 조치를 이어온 자국의 방역 정책을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도 오미크론이 중국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방역 정책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중국의 대표적 감염병 전문가로 꼽히는 장원훙(張文宏) 푸단대 부속 화산병원 감염내과 주임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오미크론의 출연에 대해 “중국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중국의 신속한 대응과 역동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은 다양한 종류의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만큼 중국도 오미크론 확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아무리 자국 내 유입을 효과적으로 막아낸다고 해도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 올림픽 개최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쭌여우(吳尊友)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전문가는 “중국은 기존의 강력한 국경 통제를 유지하면서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은 유럽에서 가장 심각하며 이번 겨울과 내년 봄에 유행하는 변이는 델타이고, 오미크론이 우세한 변이로 발전할 수 있을지는 좀 더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내 호흡기 질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중난산(鐘南山) 공정원 원사도 오미크론의 출현에 대해 “지금 결론을 내리기는 너무 이르고, 중국이 어떤 큰 조치를 취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변이의 위해성을 한동안 지켜봐야 하고 수시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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