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상점 앞을 지나가는 행인 |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영국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늘면서 방역수준 강화를 놓고 정부와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1일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총리는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국민들의 생활 지침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크리스마스 파티나 성탄절 연극 등 행사를 취소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존슨 총리는 재택근무 권고 등 추가 방역 조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오미크론에 의한 재봉쇄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극히 낮다"고 답했다. 또 사회적 접촉을 줄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대신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최선의 방어는 백신 접종"이라면서 내년 1월 말까지 18세 이상 부스터샷(추가접종) 완료 목표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성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근거가 나올 때까지는 비례적이고 균형 잡힌 접근을 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인디펜던트는 분석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방역 강화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고려해 최근 발표된 지침을 수립했다"면서 "코로나19 대응 전 과정에서 생명(lives)과 생계(livelihoods) 보호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고자 해왔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의 이날 발언은 제니 해리스 보건안전청장이 BBC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해 모두가 사회적 접촉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추가접종을 해야 한다고 말한 뒤 나온 것이다.
해리스 청장은 특별히 필요하지 않으면 사람들과 어울리지 말도록 권고하면서 "아직 매우 초기 단계지만 사례가 폭증한다면 재택근무가 좋은 방안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디펜던트는 의학 전문가들은 크리스마스 방역과 관련해 해리스 청장의 견해를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 퀸매리대학의 역학 전문가 딥티 굴다사니는 "존슨 총리가 정말 크리스마스 (행사)를 취소하고 싶지 않다면 행동에 나서야 한다. 그가 하는 모든 것은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중보건의 피터 잉글리시는 "더 강력한 조치로 감염과 입원, 사망을 줄일 수 있다"라며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하면 3∼4주 이내에 더한 규제가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야간산업협회는 정부가 내놓은 '형편없는' 메시지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미 크리스마스 행사가 취소되는 등 타격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협회 측은 "존슨 총리가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한) 작년 3월 사람들에게 술집과 극장 등에 가지 말라고 한 당시 상황을 다시 겪고 있다"라며 "보건 자문가들이 공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얘기한 데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환자가 11건 추가 확인되면서 감염 사례가 22건으로 늘었으며,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부 장관은 이미 지역사회 내 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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