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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오미크론' 변이 확산

'마스크' 복귀한 파리…"오미크론, 유럽에 이미 있었다"에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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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오전 9시 프랑스 파리 시내 지하철 안 풍경. 차내 모든 승객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정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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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마스크 가진 것 더 있나요?"

28일(현지시간) 오후 7시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 언덕. 몽마르트 언덕 관광 명소인 사크레쾨르 대성당 앞에서 한 관광객 커플이 기자에게 영어로 이렇게 물어왔다. 대성당 입장이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어둠이 깔린 대성당 입구에는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검사하는 직원이 있었다. 성당 주변 관광객도 열 중 아홉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에펠탑 앞도 비슷했다. 파리시 야경을 보려는 인파 대부분은 마스크를 썼다.

파리 시내 박물관들은 동시 입장 인원을 제한했다. 이날 오후 마리 퀴리 박물관에 도착하자 박물관 측은 유럽 백신 패스와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검사한 뒤 "박물관 입장을 잠시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동시 입장 인원을 25명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관람 시간은 최대 1시간으로 제한됐다.

파리 시민들도 외부에서 마스크를 착용했다. 29일 오전 8시쯤 파리 15구역 브랑시옹가, 출근 인파 속에서 만난 프랑스인 앙투안(32) "일주일 전만 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는데, 이제는 써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경전철과 전철 등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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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난 10월 30일 중앙일보가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을 방문했을 당시의 모습. 사크레쾨르 성당 앞 관광객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 최승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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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파리시가 26일부터 실외 공공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데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B.1.1.529) 공포가 유럽을 덮치면서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길거리에서 마스크 쓴 사람은 절반도 되지 않았지만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 4월 야외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한 프랑스는 약 7개월 만에 이렇게 바뀌었다.

오미크론 발 충격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공식 행사 일정을 변경했다. 당초 마크롱 대통령은 30일 파리에서 개막한 세계원자력전시회(WNE) 개막식에 참석해 연설을 할 예정이었으나 불참했고 대신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부 장관이 연설에 나섰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일정 변경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하기 전부터 유럽에 이미 오미크론 변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30일 네덜란드 보건부는 "11월 19일과 23일에 채취한 2개의 테스트 샘플에서 오미크론 변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감염자들과 남아공 사이의 연결고리가 불명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가디언은 유럽 내 오미크론 변이의 발생 일정을 확인하는 것이 더욱 어렵게 됐다고 전했다.

남아공은 지난 24일 WHO에 신종 변이 B.1.1.529를 처음 보고했고, WHO는 긴급회의를 개최한 끝에 26일 이 변이의 공식 명칭을 오미크론으로 정하며 '우려 변이'로 분류했다.

이후 국제 사회는 남아공에 대한 빗장을 걸어 잠갔지만 이미 남아공의 보고 시점 전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유럽에 있었다는 정황이 속속 나오고 있다. 26일 독일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독일에선 해외에 나가본 적도 없고 외국인과 접촉한 적도 없는 39세 남성 등 3명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보고됐다.

빗장은 강화되고 있다. 독일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미비아, 짐바브웨, 보츠와나, 모잠비크, 말라위, 레소토 등을 오미크론 변이 확산 고위험 지역으로 간주하고 이 지역에서 출발한 외국인의 입국을 막고 있다. 이 지역에서 돌아온 여행자들은 모두 코로나19 음성 여부와 상관없이 14일간 격리를 해야 한다. 스위스는 남아공뿐 아니라 영국, 네덜란드, 체코 등 일부 유럽 국가들도 검역 목록에 추가, 이들 국가에서 온 여행자는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도 10일 동안 자가격리하도록 조처했다.

파리=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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