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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사참위 "국정원, 세월호 유가족 등 민간인 사찰…문건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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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국가정보원(국정원)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 언론사 등 민간인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성향을 분류하는 등 불법 정보활동을 펼쳤다는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참위는 2일 제114차 전원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 조사결과 보고서를 중간보고 형태로 발표했다. 국정원은 사참위에 세월호 관련 자료 68만여건 열람을 지원했고, 사참위는 이 자료들을 비식별 처리 상태로 열람해왔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적폐청산TF는 '국정원이 세월호 관련 단체와 유가족, 특조위를 사찰한 뚜렷한 정황이 없다'며 사찰 의혹을 인정하지 않았고, 검찰 세월호 특별수사단도 "미행·도감청·해킹 등의 수단 사용 정황이 확인되지 않고 보고서에 유가족 압박 내용이 없다"며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사참위는 앞선 조사·수사기관들의 결론과 달리 국정원이 민간인들을 사찰한 정황을 문건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참위에 따르면 국정원은 2014년 4월 16일 참사 당일 오후 4시 37분과 7시 12분 두 차례 세월호 관련 보고서 2건을 생성했다.

사참위가 프레젠테이션으로 일부 공개한 한 문건에는 '민심·여론을 관리해 정부 책임론으로 비화하는 것을 방지한다', '피해자 가족·주변 관리를 통해 선제적 조치로 불만을 최소화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2014년 4월 20일 '세월호'라는 제목이 붙은 문건에선 "'체육관 감성 중개→냉정한 사고 수습 보도' 분위기로 전환", "시신이 발견될 때마다 개별적으로 장례를 치르도록 하여 집단선동행위를 중단" 등의 문구가 담겼다.

사참위는 "5월에 들어서면 국정원은 '제2의 광우병 사태'가 현실로 나타난다고 판단했다"며 그 근거로 국정원 문건에서 '참여연대나 시민단체들과 유가족들이 가세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다'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점을 꼽았다. "유가족 내부에서 강성파인 ○○○가 비판세력과 연대고리 역할을 하며 유족들을 계속 선동한 점이 먹혀든 것으로 평가"라는 대목도 발견됐다.

또한 국정원은 언론사들의 세월호 보도 동향을 파악하고, 세월호 대책위 임원의 실명·소속 정당·과거 직업·친분관계·성격 등 사적 정보를 상세히 파악하고 성향을 분류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월호 선원 재판 판사의 과거 이력과 정치적 성향도 보고서에 기재했으며,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언론사들에 세월호 보도 분량을 축소해달라는 요청을 한 정황이 국정원 보고서에 언급되기도 했다.

사참위 세월호진상규명국은 "불법 사찰 요건과 개념을 적용하면 국정원, 기무사, 경찰 등은 정보수집 기능을 남용해 직무범위를 일탈하고 직무와 무관한 단원고 유가족, 대책위 소속 가족들의 정부에 대한 불만사항, 외부 시민단체 지원에 대한 의견분포와 경향, 정부비판적 시민단체 동조 여부 및 지원거절 동향, 유가족 대책위 내 정치적 발언 배제 동향, 가족들 간 이견·정치투쟁화 움직임 등을 파악했다"고 보고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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