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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이수정 “내가 도운 것은 고유정이 아닌 고유정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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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인터뷰서 최근 발언 논란 반박

”범죄심리학자로서 범죄 동기 분석..전체 맥락 없이 알려져”

조선일보

이수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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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이수정 교수가 최근 불거진 ‘고유정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전 남편 살해 혐의로 무기징역이 선고된 고유정에 대해 이 교수가 마치 과거 강연에서 그를 옹호한 것처럼 알려졌지만, 당시 고유정의 아들 살해 혐의를 의심한 남편의 부탁으로 그의 심리를 분석하는 등으로 범죄 피해자 편에서 활동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의 논란은 범죄자의 심리 상태를 분석하고 그 입장에서 사건 경위를 재구성하는 범죄심리학자의 작업 방식을 몰라서 나오는 오해”라고 했다.

최근 이 교수가 2019년 한 언론사 주최 강연에서 “제 입장에서는 고유정이 됐다고 상상을 해보면 그 여자(고유정)의 심정이 너무 이해가 간다”고 한 발언이 보도되면서 ‘범죄자 옹호’논란이 일었다.

이 교수는 3일 본지 통화에서 “사건 발생 후 고유정 남편이 변호사를 통해 ‘고유정이 내 아들도 죽인 것 같다’ 며 도와달라는 연락을 해 왔다”고 밝혔다.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하기 두 달 전인 2019년 3월 의붓아들 A군(사망당시 6세)이 침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남편은 잠을 자던 중 실수로 아들을 눌러 사망하게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고유정도 연루 의심을 받았지만 남편이 ‘내 실수로 아이가 죽었을 수 있다’고 하면서 남편에 대한 수사만 진행됐었다.

변호사에 따르면 고유정의 남편은 “고유정이 아들을 죽인 것도 모르고 감싸 왔다”고 괴로워하며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다고 한다. 그러자 변호사가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 교수를 수소문했고, ‘고유정의 아들 살해 혐의를 입증하도록 도와 달라’며 부탁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개인적으로 돕기는 어려운 사안이어서, 결국 제주지검에서 전문수사자문위원으로 지정된 후 사건에 대한 공식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문수사자문위원은 사건 기록을 통해 범죄자의 심리 등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다. 그는 “자문위원 지정 후 고유정에 대해 ‘경계성 성격 장애’라는 진단을 내렸고, 전남편 뿐 아니라 아들을 살해했을 가능성도 높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문제가 된 발언의 배경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경계성 인격 장애가 되면 어떤 심리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르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해당 발언을 한 것”이라고 했다.

당시 이 교수는 강연에서 “이 사건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여성 살인범의 토막 살인”이라며 “시신을 훼손한 정도가 지금까지 일어난 토막 살인에 비하면 훨씬 더 치밀하고 끔찍하다. 그러다 보니 역사에 유례가 없는 사건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입장에서 고유정이 됐다고 상상을 해보면 그 여자(고유정)의 심정이 너무 이해가 간다”며 “고유정의 입장에서 현 남편은 문제가 많은 사람이니 한정된 재산을 의붓자식과 나눠 갖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이와 같이 발언 배경을 설명하며 “나는 고유정이 아닌, 범죄 피해자인 고유정의 남편을 도와 왔다”며 “그런 맥락에서 보면 ‘고유정이 이해가 간다’는 부분만 단편적으로 앞세울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19년 강연 당시만 해도 사건 진행 중이어서 전남편으로부터의 의뢰 경위 및 진단 경위를 소상히 밝힐 수 없었다”고 밝혔다.

고유정은 2019년 3월 의붓아들이 잠을 자는 사이 몸을 눌러 살해하고, 두 달 뒤 제주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흉기로 살해한뒤 시신을 훼손해 버린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전 남편 살해 및 시신 훼손 혐의를 인정했고,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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