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서 4만명…네덜란드·독일·스페인서도 수천명 거리로
방역 정책에 반대하는 오스트리아 시위대 |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퍼지는 와중에 수만명이 거리로 나와 당국의 방역 강화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DPA·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4만명이 넘는 인파가 오스트리아 빈의 거리로 나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규탄했다.
오스트리아는 그간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알려졌으나 지난달 하순 연일 1천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자 지난달 22일부터 20일간 필수 목적 외 통행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방역 정책을 시행 중이다.
당국은 또한 내년 2월부터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시행하겠다고도 밝혔다.
시위대는 "나 스스로 결정하겠다", "오스트리아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이같은 정책에 항의했다.
곳곳에 흩어진 시위대가 구시가지를 둘러싸는 도로를 따라 행진을 벌이기 위해 모이자 당국은 경찰 병력 1천200명을 투입해 저지했다.
일부 시위자가 경찰을 겨냥해 폭죽을 터트리자 경찰은 최루액을 동원해 진압했다.
이날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서도 수천명이 봉쇄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네덜란드는 지난달 28일부터 3주간 오후 5시부터 카페, 미술관, 극장 등을 닫는 등 야간 통금을 도입했다. 13세 이상은 집에서 4명까지만 모일 수 있고 재택근무가 권장된다.
앞서 네덜란드는 지난달 하순부터 백신 미접종자가 식당을 포함해 여러 공공장소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역 안을 검토 중이었다.
시위대는 "당장 의학적 자유를 달라"는 현수막과 함께 시가지를 행진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우리는 자신의 몸에 일어날 일에 관해 결정할 자유가 없다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방역 정책에 반대하는 네덜란드 시위대 |
독일에서도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등 주요 도시에서 방역 정책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독일 역시 백신 미접종자의 식당, 문화 시설 등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함부르크에서는 5천명이 거리로 나와 방역 정책을 규탄했고, 프랑크푸르트에서도 수백명이 시위에 나섰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시위자와 경찰 사이 충돌이 발생하자 경찰은 곤봉과 최루액을 동원해 진압했다.
베를린에서도 경찰 추산 수백명 규모의 시위가 이어졌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도 시위대 수천명이 거리로 나와 카탈루냐 지방에서 이날 시행된 코로나19 증명서 제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자들은 "우리는 인간이다. QR코드가 아니다", "이건 전염병 대유행이 아니라 독재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해당 제도를 규탄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4일 기준으로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과 유럽경제지역(EEA)에 속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유럽 30개국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는 17개국, 167건이라고 밝혔다.
전날 총 감염 사례 109건에서 하루 만에 58건이 더 늘어난 셈이다.
방역 정책에 반대하는 스페인 시위대 |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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