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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과학을읽다'

갑작스런 눈 충혈·결막염?…코로나19 검사 받는 게 좋다[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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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후각, 미각 상실은 코로나19의 잘 알려진 감각 이상 증세다. 그런데 이 외에도 상당수 환자들이 시각과 청각, 균형감각에도 이상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눈이 충혈되거나 결막염, 이명, 어지럼증이 갑자기 생겼다면 코로나19 감염의 초기 증상일 수 있으니 즉시 검사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최근 캐나다 알버타 소재 레스브리지대의 자라 자파리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세계보건기구와 논문정보사이트 '사이언스다이렉트' 등에 실린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환자 중 청력 손실(3.1%), 이명(4.5%), 어지럼증(12.2%) 등 청각ㆍ시각 이상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열과 기침, 후각ㆍ미각 손상 외에도 청각ㆍ시각ㆍ균형감각 이상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의심해야 하는 초기 증상 목록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네이처는 지적했다. 자파리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직접적으로 청각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면서 "바이러스가 혈류와 내이 사이의 장벽을 뚫고 침입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리 게르케 MIT 분자 생물학 교수는 네이처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확산)이 거의 2년 정도 진행되면서 청각ㆍ시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생각보다 우리의 신체나 신경에 마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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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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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눈에도 악영항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시간대 연구팀이 지난해 3~4월 400명의 코로나19 감염 입원 환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10%에 가까운 사람들이 눈에 이상 증세나 병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에 참여한 샤자드 미안 미시간대 교수는 "안구의 증상은 코로나19 감염 초기 또는 후반기에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다양한 연구 결과들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축적된 코로나19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약 11%가 안과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네이처는 전했다. 대표적인 증세가 결막염과 안구 염증이다. 실제 올해 이란에서 8219명의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안과 증상을 호소한 사람들의 89%가 이 두 가지 증상을 나타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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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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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 건조증이나 충혈, 가려움증, 흐릿한 시야, 빛 과민성, 이물질이 끼어 있는 느낌 등의 다른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었다. 특히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환자들의 경우 케모시스라고 불리는 안구막ㆍ눈꺼풀의 부종을 겪는 경우가 잦다. 부펜드라 파텔 유타대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의 3분의1 가량이 안과 증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안구 뒤 조직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규명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회복됐지만 상당 시간이 지난 후까지 눈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도 있다. 지난해 1월 중국 우한에서 이탈리아로 입국했다가 코로나 19에 확진된 한 65세 여성의 경우 기침과 인후통 외에도 양쪽 눈에서 결막염 증세를 나타냈다. 특히 이 환자는 입원 27일 후 실시된 검사 결과에서 조차 눈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이탈리아 롬바르디 지역에선 지난해 봄 91명의 코로나19 입원 환자들 중 52명이 안구 표면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미안 교수는 "약 6%의 환자들이 다른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눈에서 먼저 충혈이나 어지럼증 등 증상을 나타낸다"면서 "보호자 또는 환자 입장에서도 요즘같은 시기에 갑자기 눈이 충혈됐다면 코로나19 감염이 아닌지 확인해 봐야 된다"고 조언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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