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설치된 방역 수칙을 안내하는 모니터에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우려를 표하는 내용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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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전파가 빠르게 진행되자,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해맞이 축제 등을 취소하는 등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릴 경우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번질 수 있어 각 지자체는 예정된 축제를 전면 취소하거나 규모를 축소해 치르기로 가닥을 잡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연말연시 지역경제 회복을 기대했던 지자체와 주요 관광지 주민들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직격탄을 맞아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원 태백시는 고민 끝에 ‘태백산 눈축제’ 취소를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새해를 태백산에서 보내려는 등산객이 매년 늘고 있는 데다 눈썰매 등을 즐기려는 관광객이 찾으면서 태백산 눈축제는 주요 겨울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태백시문화재단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를 계기로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축제 취소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평창 송어축제’는 코로나19 사태로 올해에 이어 내년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강릉시는 대규모 관광객이 모이는 내년 ‘해맞이 축제’를 전격 취소했다. KTX 개통으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오는 31일부터 새해 첫날 사이 해맞이 축제를 개최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행사를 열지 않기로 한 것이다. 동해, 속초, 양양, 고성 4개 시·군도 내년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다.

경북 포항시는 코로나19 이전 20만명이 모였던 해맞이 행사인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 축전’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비대면, 유튜브 생중계 행사로 대체하기로 했다. 대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만명 떡국 끓이기’와 연날리기 등 대규모 행사는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경주시는 문무대왕면 봉길리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리는 ‘해맞이 행사’ 참여인원을 제한하고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경남 밀양시는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해 ‘외계인의 날’ 행사를 취소했다. 이 행사는 행성과 외계인 등을 주제로 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었다.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 관계자는 “최근 전국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최고 기록을 경신한 점 등을 감안해 긴급 취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보령 청라은행축제’와 ‘보령 김축제’ 등을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하자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주민들의 피해를 우려해 행사 취소 등의 결정을 미룬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 확진자가 줄지 않으면 지난해처럼 취소할 가능성이 크다. 울산시는 매년 12월 31일 울산대공원에서 여는 ‘송년 제야행사’를 개최하는 쪽으로 잡고 있지만 돌발변수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겨울철 대표 축제로 성장한 강원 홍천군의 ‘홍천강 꽁꽁축제’는 내년 1월7일 축제를 소규모로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천군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로 정상 개최가 어려워 행사 축소가 불가피할 것 같다”며 “산천어 물량 소비를 위해 낚시 등 이벤트만 여는 정도로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제군은 내년 1월 21일부터 2월 2일까지 2주간 남면 빙어호 일원에서 ‘인제 빙어축제’를 개최하지만, 규모 축소가 유력하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오미크론 등 변종이 확산하면 지역관광이 다시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안동·포항=이보람·배소영·이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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