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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정치명문가 쿠오모 형제의 추락… 형 이어 동생도 성추문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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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해 12월 성추행 폭로가 처음 터지기 전 기자회견을 하며 활짝 웃는 앤드루 쿠오모(왼쪽) 전 뉴욕주지사와, 2018년 CNN 연례행사에 참석한 동생 크리스 쿠오모 앵커의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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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인 앤드루 쿠오모(63) 전 뉴욕주지사의 성추행·성희롱 사건 수습을 돕다가 CNN에서 해고된 유명 앵커 크리스 쿠오모(51)가 성추문 의혹에 휩싸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5일(현지 시각)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A씨 측 변호사 데브라 카츠는 “A씨는 크리스의 심각한 성적 불법행위 희생자이며 지난 1일 그의 입장을 정리해 CNN과 접촉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크리스의 위선적인 방송 발언을 듣고 (쿠오모 전 주지사의) 피해 여성들에 대한 신빙성을 떨어뜨리려는 크리스의 노력에 혐오감을 느꼈다”며 A씨가 폭로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대신 전했다.

앞서 CNN은 지난달 30일 간판 앵커였던 크리스에 대해 무기한 정직 처분을 내렸다. 이어 나흘 뒤 전격 해고 소식을 알렸고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는 말을 덧붙인 바 있다. 카츠 변호사가 공개한 접촉 시점이 그사이라는 점에서 이번 폭로가 사측 해고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CNN이 법률 회사를 고용해 크리스의 성추문 의혹을 조사 중이며 이 회사가 해고를 권고했다고 AP는 전했다.

다만 크리스는 이날 트위터에 글을 써 “CNN에서 보낸 시간이 이렇게 끝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자신이 진행하던 저녁 9시 뉴스 ‘쿠오모 프라임 타임’에 대한 그리움을 언급하기도 했다. 대변인인 스티븐 골든버그도 성명을 내고 “사실이 아니며 검증되지 않은 의혹”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크리스를 둘러싼 성추문 의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직 프로듀서인 셸리 로스는 지난 9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ABC 뉴스에 재직하던 2005년, 동료였던 크리스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따르면 크리스는 환송회가 열린 한 술집에서 로스를 껴안으며 그의 엉덩이를 움켜잡았다. 또 “이제 당신은 내 상사가 아니니까 이렇게 해도 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후 크리스는 로스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과하며 “부끄럽다”고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과거 논란이 불거지자 크리스는 “당시 사건은 성적인 것과 무관하다”며 “나는 로스에게 사과했고 그건 진심이었다”고 해명했었다.

쿠오모 가문은 케네디가, 부시가와 더불어 미국의 대표 정치 명문가로 불린다. 2015년 사망한 아버지 마리오 쿠오모는 1980~90년대 뉴욕주지사를 3연임해 민주당 대선 주자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쿠오모 전 주지사와 크리스 역시 스타 정치인과 스타 앵커로 이름을 날려 ‘파워 형제’로 불렸으나 이번 의혹들로 나란히 추락하게 됐다.

앞서 쿠오모 전 주지사는 지난해 12월 전직 보좌관 등 총 11명의 여성 직원을 성추행·성희롱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그는 “친근감의 표현일 뿐”이라며 반박했으나 주 의회 탄핵이 추진되자 지난 8월 사퇴했다. 크리스는 형의 성추문 사건을 무마하는 과정에 광범위하게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 비판받고 있다. 최근 검찰 조사를 통해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며 피해자에 대한 반격을 준비했다는 사실까지 확인됐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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