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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모디-푸틴 군사·경제 협력 '맞손'…미·러 사이 균형찾는 인도(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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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서 연례 정상 회담…2030년까지 군사기술협력 협정 서명

모디 "양국 관계 어느 때보다 강해"…푸틴 "인도는 열강이자 오랜 친구"

인도, 러 S-400 미사일 도입 강행…공동선언문서 '한반도 비핵화'도 촉구

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뉴델리 AF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오른쪽)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21.12.6 photo@yna.co.kr


(뉴델리·모스크바=연합뉴스) 김영현 유철종 특파원 = 인도와 러시아가 미국의 제재 압박 속에 정상 회담을 열고 군사 등 여러 방면에서 협력 강화에 나섰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연례 양국 정상회담을 열고 국방, 무역, 에너지, 우주 기술,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인도·러시아 언론이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다방면에 걸친 협력 합의 사항들을 담은 99개 항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지난 6월 제네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이후 6개월 만에 해외 방문에 나선 푸틴 대통령은 '당일치기' 일정으로 이날 오후 인도를 찾았다.

두 정상의 대면 회담은 2019년 11월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담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양국 정상회담은 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않았다.

모디 총리는 회담에 앞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는 큰 변화를 겪었지만, 인도와 러시아의 우정은 변함없다"며 "양국 관계는 어느 때보다 더 강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러시아는 인도를 열강이자 오래된 친구로 생각한다"며 "연합 훈련 등 군사 협력 분야에서 지속해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려 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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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최신 대공 방어시스템 S-400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정상회담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 등 인도·태평양 지역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열려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렸다.

인도는 러시아제 무기의 최대 수입국일 정도로 양국 관계는 전통적으로 상당히 돈독한 편이었다.

인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2016∼2020년 인도 무기 수입의 49%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인도 해군 보유 무기의 80%, 공군 보유 무기의 70%가 러시아제라고 평가한다.

양국은 '브라모스' 순항미사일 합작 생산, 5세대 전투기(FGFA) 공동 개발,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Su)-30과 주력전차 T-90의 인도 내 라이선스 생산 등의 프로젝트도 추진해 오고 있다.

하지만 인도는 최근 중국 영향력 견제를 위해 미국과 여러 방면에서 교류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인도는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만든 4자(일본·호주 포함) 안보 협의체 쿼드(Quad)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에 미국과 갈등 중인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상당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인도 외교의 무게 중심이 미국으로 완전히 쏠린 것은 아니다.

러시아와 인도는 이번 푸틴-모디 정상회담을 계기로 올해부터 2030년까지 유효한 10년간의 군사기술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인도 방문에 앞서 전날 뉴델리에 온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라즈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협정 서명식이 열렸다. 협정은 양국 육·해·공군 군종별 및 병과 별 협력, 무기 거래, 군사기술 협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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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하는 푸틴 대통령(왼쪽)과 모디 총리
(뉴델리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인도는 미국의 제재 압박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로부터 첨단 방공미사일 S-400의 도입을 시작하는 등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밀당(밀고 당기기) 외교'를 해왔다.

인도는 2018년 10월 푸틴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계기로 54억3천만 달러(약 6조4천억 원) 상당의 S-400 미사일 5개 포대 분량을 구매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러시아는 이달부터 공급을 개시했다.

미국은 인도가 러시아제 미사일을 도입하면 미군과 인도군 사이의 무기 체계 운용 협력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계약을 취소할 것을 계속 종용하고 있다.

러시아 측은 이날 인도의 S-400 도입에 대한 미국의 압박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날 처음 열린 양국 외교·국방장관 '2+2회담'에서 미국이 S-400 도입과 관련한 인도와 러시아의 협력을 깨트리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하지만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계약도 이행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인도 친구들은 인도가 주권국이며 누구에게서 무기를 살지를 스스로 결정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이번 '2+2회담'에서 러시아제 칼라슈니코프 자동소총(AK)-203 60만 정 이상을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州)의 코르바시(市) 공장에서 공동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또 대공 방어망 시스템 구축, 군사 기술 협력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오는 2025년까지 양국 무역 규모를 현재 약 10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확대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와 함께 양국은 석유 등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와 원자력 개발 분야 협력도 논의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회담 후 내놓은 공동선언문 국제 부문 협력 조항에서 "한반도에서 견고한 평화와 안정을 구축하기 위해 모든 이해 당사국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목적 달성을 위한 대화를 지속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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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에서 만난 푸틴 대통령(왼쪽)과 모디 총리
(뉴델리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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