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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 타고 전세계 다니다 옛 여친 증오심에 밀입국해 총 겨눈 4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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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권총 살인미수 등 피고인이 밀입국 당시 타고 왔던 15t급 세일러 요트. [사진 여수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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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밀반입한 권총으로 헤어진 애인의 가족을 살해할 계획을 세운 40대 남성의 형량이 항소심에서 줄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제1형사부(부장 백승엽)는 특수주거침입, 살인미수, 살인예비, 출입국관리법위반, 총포화약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7)에게 징역 5년의 1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5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하고, 압수된 권총 1정·탄창 1개·탄알 63발을 몰수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해외에서 몰래 반입한 권총을 이용해 결혼을 전제로 사귀던 전 여자친구 B씨와 그의 언니 C씨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해 1월 크로아티아에서 15t급 세일러 요트를 구해 전세계를 항해했다.

그러나 B씨에 대한 증오심을 지우지 못한 A씨는 지난해 9월 필리핀 인근에서 권총과 총알 100발을 구매한 뒤 국내로 향하다 전남 여수시 거문도 해상에서 선박 추돌사고를 당했다. 당시 돛이 심하게 부서진 요트는 사고 해역과 가까운 이순신 마리나로 입항했다. 이순신 마리나는 외국 선박이 드나드는 개항장이 아닌 불개항장이어서 출입국관리를 하는 CIQ(세관·출입국·검역) 직원이 상주하지 않았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요트에 격리됐던 A씨는 같은 달 20일 새벽을 틈타 입국심사를 받지 않은 밀입국 상태로 육지에 올랐다.

A씨는 택시를 타고 세종시 B씨 집에 찾아간 뒤 B씨 가족 등을 향해 권총을 들이댔다. A씨는 2시간 30분가량 살해 협박을 하다 포기하고 자수했다.

지난 2019년 결혼을 전제로 만나던 B씨와 헤어진 뒤 빌려줬던 약 2억5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자 돈을 일부라도 돌려주지 않으면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또 수차례 피해자들의 신상과 사진 등을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하며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도 받았다.

자신을 비롯한 가족까지 B씨에게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당하자 앙심을 품고 살해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개인적인 법익 침해 뿐만 아니라 총기규제, 입국관리, 세관업무에 관한 국가 시스템까지 무시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나빠 엄벌 필요성이 크다”며 “피해자들은 죽을 수도 있었다는 트라우마에 현재까지도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가의 법질서를 무시하는 행위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지만 직접 자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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