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현 지배종(種)인 델타 변이 보다 덜 심각하다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전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오미크론의 심각성을 판단하기에 수주 걸린다고 경계하면서도, “거의 틀림없이” 델타 변이보다 더 심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는 “틀림없이 고도로 전염성이 강하다”며 델타보다 더 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중증도에 대해서는 “거의 확실히 델타 변이보다 더 심각하지 않다”며 “심지어 덜 심각할 수 있다는 기미도 있다”고 했다. 그는 “왜냐하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추적 중인 일부 확진자군을 보면 감염자 수와 입원 환자 수의 비율이 델타보다 낮은 것 같기 때문”이라며, 남아공 인구가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많은 점에 미뤄 이 데이터를 과잉해석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중증 증세가 나타나려면 몇 주가 걸린다는 점도 지적했다.

파우치 소장은 또한 기존 백신의 효능을 시험하는 연구실 실험 결과가 앞으로 며칠에서 1주일 새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전염성은 더 강하지만 더 심각한 증세를 유발하지는 않고, 그 결과 입원 환자나 사망자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바이러스가 “최선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는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CEO 카운슬 서밋’ 행사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전염력이 이전 바이러스보다 더 강하지만 증상은 덜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게 좋은 뉴스가 아니다. 빠른 전염은 바이러스가 수십억 명의 몸에 들어갈 수 있고, 또 다른 돌연변이가 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새 변이가 출현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의) 임상적 특성이 정확히 어떤지에 대해 연말 전까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미크론 변이용 백신은 내년 3월까지 개발할 수 있지만, 별도 백신이 필요한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불라 CEO는 지난 2년간 이어진 코로나19 사태가 곧 종식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지만, 더 많은 사람이 백신을 접종하고 더 좋은 치료제가 출시되면 계절성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로 취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 또한 AFP 통신에 “오미크론이 이전 변이 보다 더 심각한 질병을 일으킨다는 징후가 없다”고 평가하고, “기존 백신은 코로나 감염자를 최악으로부터 보호한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