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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오징어 게임' 전세계 돌풍

BBC “오징어게임은 TV 혁명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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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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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 성공이 비영어 콘텐츠 비중이 작았던 영어권 TV 문화를 뒤바꾸는 '혁명의 조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오징어 게임은 TV 혁명의 조짐일까'라는 제목의 해설 기사를 통해 오징어 게임 신드롬의 의미를 되짚었다.

BBC는 오징어 게임 돌풍은 비영어권 국가에서 제작된 비영어 콘텐츠가 전 세계를 휩쓴 전례 없는 성공이라고 평했다. 특히 자막 콘텐츠에 익숙하지 않은 영국에서조차 수천만 시청자가 자막을 감수하고서라도 오징어 게임을 봤다고 설명했다.

BBC는 이번 신드롬이 영어권 TV 문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돼 비영어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다.

미국의 문화 평론가 데이비드 첸은 "(어릴 때) 오징어 게임 같은 콘텐츠를 즐기려면 불법 사이트나 DVD 판매점에 가야 했으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오징어 게임 같은 콘텐츠가 나오더라도 영어권 시청자에게 닿을 방법이 많지 않았으나, 이제는 이런 제약이 사라진 것이다.

또, 오징어 게임의 성공을 통해 영어권 시청자가 자막에 대한 거부감이 업계 우려보다 덜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역시 비영어 콘텐츠에는 희소식이다.

기존까지 영어권 제작사나 배급사가 시청자들이 자막을 싫어한다고 판단해 비영어 콘텐츠를 선호하지 않았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영어 자막 번역을 맡은 달시 파켓은 "(제작·배급사는) 자막을 쓰면 글자가 화면을 가려 시청자가 싫어한다고 보지만, 우리는 종일 휴대폰으로 글자를 읽는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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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에 출연한 배우들. 왼쪽부터 박해수, 정호연, 이정재.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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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같은 신생 플랫폼들도 세계 시장을 조준해 다양한 언어의 자막과 더빙을 지원하고 있어 비영어 콘텐츠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나아가 오징어 게임의 성공으로 세계인이 한국 콘텐츠에 주목하고 있어 한국에서 또 다른 성공적 비영어 콘텐츠를 발굴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BBC는 지난 10월 말 영국 일간 가디언이 낸 "오징어 게임'에 푹 빠졌습니까? 다음에 볼 최고의 한국 드라마 10편"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해당 매체에서 당시 많이 본 기사 10위 안에 들었다는 사실과 함께,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이 연이은 한국 드라마 성공기를 써 내려간 상황을 짚었다.

20년 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가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일을 시작으로 2015년 '부산행', 2019년 '기생충'에 이어 최근의 '미나리'까지 한국 영화와 콘텐츠의 인지도가 조금씩 쌓여갔다는 설명이다.

한 스트리밍 플랫폼 관계자는 "이런 플랫폼들이 또 다른 오징어 게임을 찾기 위해 다른 한국 드라마의 라이선스를 얻어내는 일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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