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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전 세계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돌입한 지 1년째지만 팬데믹은 여전히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된 뒤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이틀 만에 '우려 변이'로 지정된 오미크론이 전례 없는 속도로 퍼지면서 글로벌 경제가 또다시 주춤거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오미크론과 그에 따른 각국 봉쇄 조치를 내년 경제의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오미크론이 등장한 지 아직 한 달도 되지 않아 치명률과 백신 효과 등을 판단하기엔 이르지만 전파력은 이전 변이보다 월등히 강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미크론이 덜 치명적이라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경제에 직격탄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만약 더 치명적인 변이가 등장한다면 수요는 줄고 공급망 문제는 지속될 것이다. 인력난과 수송 문제도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미크론 외에도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 금리 인상, 중국의 헝다 사태, 세계 정치적 불확실성, 각국 재정정책 기조 변경, 식료품 가격 인상 등을 경제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초 미국에선 연말 2%대 인플레이션은 전망했지만 실제로 7%대에 육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022년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며 "임금이 이미 빠른 속도로 인상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가스 전쟁도 가스 가격을 상승하는 요인이며 기후 변화로 식료품 가격이 계속 오를 수 있다"고 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과 관련해선 내년에 세 번의 인상을 거쳐 기준금리가 2.5%에 달할 경우 2023년 불황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와 자금 유출을 초래한다. 나아가 신흥국의 통화위기로도 이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브라질, 이집트 등이 특히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부동산기업 헝다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인한 중국 성장률 하락도 언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확진자가 단 한 명이라도 나오면 해당 지역을 전체 봉쇄하는 제로 코로나19 정책을 이어가는 한편 수요가 약하고 자금줄이 막히면 중국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 건설이 쇠퇴하면 경제가 흔들릴 것"이라고 했다.
유럽의 정치적 상황도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이탈리아는 내년 1월, 프랑스는 4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특히 프랑스에선 공화당의 대선 후보 발레리 페크레스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위협할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금까지 유럽 지도자들의 결속이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기조를 지지했지만 여러 회원국이 대선 등을 앞두고 있어서 이같은 협력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주요 회원국에서 유럽연합(EU)의 강대화에 회의적인 사람이 대통령 등에 오르면 유럽 채권시장이 평정심을 잃고 ECB도 정치적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며 "유럽의 경기가 후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아일랜드 협약을 둘러싼 영국과 EU의 갈등도 언급했다. 북아일랜드 협약이란 영국이 EU에서 탈퇴한 뒤에도 영국 연방인 북아일랜드는 EU 시장에 남기는 내용인데, 영국이 이행을 거부하는 방안을 거론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북아일랜드 협약 관련 불확실성이 투자를 저해하고 파운드화의 약세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과 실질소득 타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 여러 지원금으로 근로자들과 사업체들을 도왔던 정부는 내년부터 재정정책의 기조를 변경할 수 있다. 미국은 올해 2분기부터 경기 부양에서 완화로 급선회했는데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과 중국은 예외적으로 경기 부양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기후변화와 팬데믹 등으로 급등한 식료품 가격은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2011년 식료품 가격 폭등은 중동 지역 등에서 민중 시위를 일으켰다"며 "수단, 예멘, 레바논 등 이들 지역은 이번에도 같은 위기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대만 간 갈등에 미국이 본격적으로 개입할 가능성, 브라질의 오는 10월 대선, 2023년 대선에 따라 갈리는 터키 경제의 향방 등 전 세계 정치 상황도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블룸버그통신은 다만 "2020년에는 시장이 전망했던 것보다 글로벌 경제가 나빴지만 2021년에는 그렇지 않았다. 일부 국가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회복했다"며 내년 경제를 부정적으로만 전망하지 말라고 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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