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金 허위경력에 '부적격 영부인' 쟁점화…추가 의혹 제기까지
윤석열 "현실·관행 비춰봐야"…김종인 "대통령부인 뽑는일 아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2019년 청와대에서 열린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아내 김건희씨와 앉아 있는 모습.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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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최은지 기자,한재준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인 김건희씨가 대선을 석달여 앞두고 정치권의 한복판에 들어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씨의 과거 겸임교수 지원서에 게재한 허위 이력 등 여러 의혹에 모든 화력을 집중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후보 아내에 대한 지나치다 싶은 여권의 메시지를 평가절하하며 대응 방식 등을 고심하고 있다.
윤 후보는 아내 의혹에 대해 "현실과 관행을 보고 판단해달라"고 호소했다. 중앙선대위 측은 언론 인터뷰에 모습을 드러낸 김씨에 대해 메시지 관리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민주당은 김씨의 과거 허위 경력 제출 논란을 고리로 '부적격 영부인' 프레임을 강화, 윤 후보 지지율에 타격을 주려는 전략을 펴는 모습이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15일 오전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김씨가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수 초빙 지원서에 기재한 재직기간·수상경력에 대한 허위논란에 대해 "본인도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었고 죄라면 죄다'라고 얘기했지만 윤 후보 역시 전체적으로 허위가 아니라며 (허위 경력이) 부분적으로, 또 상당 부분 진실이라는 걸 인정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 문제에 대해 결혼 전의 일, 또는 전체적으로 허위가 아니므로 지나칠 수 있는 일이라고 봐선 안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국민은 대통령의 부인에 대해 굉장히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연 김건희씨가 퍼스트 레이디가 된다면 우리 국민은 그분을 보고 무엇을 생각하겠나"라며 "우리 청년은 청년 실업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허위 이력서 작성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윤 후보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배 선대위 공동부위원장도 "경력은 위조이고, 인생은 사기이고, 해명은 거짓이고, 14년 허위 경력 김건희씨 이쯤 되면 착오가 아니고 인생을 위조한 수준 아니겠냐"고 쏘아붙였다.
김 부위원장은 "한마디로 거짓말 끝판왕"이라며 "윤로남불 윤 후보와 이중잣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거짓 이력서를 감싸며 2030 취준생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이날 윤 후보의 해명을 겨냥해 "남의 것을 도용하거나 학·경력을 속여 따낸 것일 때는 권력으로 덮을 수는 없다"며 "추상같이 법을 집행하던 윤 후보가 부인이 억울하다며 모순되는 변명을 늘어놓은 것은 토론을 통한 검증에서 불합격점을 받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김씨의 허위 이력서 작성 추가 의혹도 제기했다.
안민석·도종환·권인숙·서동용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김씨가 2013년 안양대에 제출한 이력서에도 수상 경력 등을 거짓으로 쓰거나 학력을 부풀려 기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이 공개한 이력서를 보면 2004년에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했다고 돼 있는데, 이는 김씨가 전날 YTN과의 인터뷰에서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라며 허위를 인정한 부분이다.
이들은 안양대 이력서는 결혼 후의 일이기도 하다면서 "대통령 후보의 부인은 이미 공인이다. '돋보이고 싶어서 그랬다'는 해명과 태도는 뻔뻔함을 넘어 공인으로서의 기본적 자격도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21.12.1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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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사실 확인보다는 민주당의 지나친 공격과 학계의 관행 등을 거론하며 방어에 나섰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들어가며 기자들과 만나 '배우자와 관련해 여러 의혹이 나온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발걸음을 멈추고 "관행을 비춰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여러분들 아마 가까운 사람 중에 대학 관계자가 있으면 시간강사를 어떻게 채용하는지 한번 물어보라"며 "(시간강사는) 무슨 교수 채용하듯이, 전공 이런 거 봐서 공개채용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어디 석사과정에 있다, 박사과정에 있다 하면 (채용 담당과 등에)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간강사는 공채가 아니다. 겸임교수라는 건 시간강사다"라며 "이런 자료를 보고 (겸임교수를) 뽑는 게 아니니까 이런 현실을 좀 잘 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한국게임산업협회 재직 경력 논란에 대해선 "오늘 언론 보도 보니 직원들한테 물어서 출근했나 하는데 비상근 이사라는 건 출근하는 게 아니니 이런 현실을 좀 보라"며 "저쪽에서 떠든 거 듣기만 하지 말고 관행에 비춰봤을 때 어떤 건지 좀 보세요"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당사를 나가면서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입장을 밝혔다. 통상적으로 윤 후보가 당사에 들어갈 때, 나갈 때 모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윤 후보의 입장 표명은 이례적인 반응이다. 윤 후보는 "이사라고 하는 재직증명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무슨 국가기록원에 기록 없다, 등기부 등본에 없다고 하는 것은 참 코미디 같은 얘기"라며 "어디 사단법인이나 기업 같은 곳을 보면 등기 안 된 이사가 얼마나 많은데, 엄청나게 많다. 그러니 현실을 좀 보고 판단해 보라"고 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보훈을 말하다'에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김씨의 문제가 있다고 해도 결혼 전 이야기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우리가 대통령을 뽑는 것이지 대통령 부인을 뽑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총괄위원장은 "윤 후보가 관훈토론회에서 해명한 거로 아는 데 내가 정확하게 파악하질 못해서 뭐라고 말할 수가 없다"면서도 "지나칠 정도로 후보의 부인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한다는 건 내 상식으로는 납득이 잘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김씨 수상경력 허위 보도를 심각하게 보느냐'는 질문에 "정말 이런 문제가 대통령 선거의 중심이 되는 게 맞느냐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TBS 라디오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당의 공식 후보인데 (부인의 인터뷰를) 캠프에서 사전에도 몰랐고 사후에도 몰랐다는 것인데. 캠프의 관리 체계에서 벗어나 있는 것 같다'라고 지적하자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곧바로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금까지 공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전혀 선거운동의 범위 속에 포함돼 있지 않아서 벌어진 일시적인 사각지대라고 보인다"라며 "이재명 후보처럼 현역 의원이 배우자 실장이니 이런 황당할 정도로 관리에 나설 것까지는 아니지만, 지금부터 메시지 관리라든가 모든 선대위의 관할 범위에 포함해 함께 관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전날 SNS에 "1997년, 2002년 이회창 대선을 두 번이나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훌륭한 후보를 모시고도 두 자녀 병역 비리 의혹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윤 후보 대선을 보면서 걱정이 앞서는 것은 부인·장모 비리 프레임에 갇히면 정권교체가 참 힘들어질 거라는 조짐"이라고 지적했다.
윤희석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후보 배우자가 보수 없이, 설립 전부터 상근 아닌 비상근으로 자문 활동을 했다"라면서도 당시 김영만 전 협회장이 "기억 없다"는 입장에 대해 "비상근 무보수 자문 활동을 했다. 20년 전에 활동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무리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중으로 김씨와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할 계획이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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