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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상장 전 대어 잡아라"…'先학개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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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

‘비상장 주식’ 투자 열풍이 증가하면서 장외거래 플랫폼 진출도 활발해졌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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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동학개미, 서학개미에 이어 ‘선학개미’가 등장했다. 선학개미란 먼저 공부하고 투자하는 개미, 잠재력 있는 기업의 가치를 남들보다 먼저 알아보고 선점하는 ‘비상장 주식 투자자’들을 지칭한다. 이에 비상장기업 주식에 거래할 수 있는 장외거래 플랫폼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비상장 주식 투자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K-OTC)에 상장된 기업수는 144개로 시가총액은 이달 기준 32조를 넘어섰다. 이는 올해 1월 1일 17조1828억원의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국내 대표 비상장 주식 투자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출시 2년여 만에 누적 거래수 20만건 달성을 앞두고 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두나무와 삼성증권이 손잡고 선보인 플랫폼으로 거래 가능 종목은 6000개가 넘는다.

비상장 주식 투자의 가장 큰 매력은 뜰 만한 공모주에 먼저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각종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작년부터 인기몰이하면서 비상장주식 투자 열풍이 일었다. 인기 공모주의 경우 청약을 해도 원하는 만큼 주식을 받지 못하기에 장외 시장에서 미리 투자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자가 많아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 하이브 등 대어급 IPO에 앞서 비상장 주식시장에선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곤 했다.

소액주주에 대한 양도세 면제와 증권거래세 인하 등 세제 혜택도 비상장 주식시장의 인기요소다. K-OTC 증권거래세는 2014년 시장 출범 이후 세 차례 인하 조치가 이뤄져 0.5%에서 0.23%까지 떨어졌다. 지분율 4% 미만, 투자금 10억원 미만의 소액주주에게 양도세를 면제해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IPO 기업이 뚜렷한 주가 상승을 보이면서 장외에서 신규 상장하는 기업을 찾으려는 투자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가상화폐, 그림, 게임 등 다양한 대상에 투자하는 MZ세대가 대거 비상장 주식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선학개미가 증가하면서 비상장기업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장외거래 플랫폼 진출도 활발해졌다. 투자금 대비 받는 주식이 한정적인 공모주 청약 대신 상장 전에 주식을 사들이는 프리(Pre)IPO 시장에 나서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11월 삼성증권은 두나무와 손잡고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선보였다. 신한금융투자는 스타트업 PSX와 협업해 비상장 주식 거래플랫폼 서울거래 비상장 서비스를 출시했다. 코스콤의 비마이유니콘, 유안타증권의 비상장레이더,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네고스탁 등도 있다.

남기윤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비상장 벤처기업 투자의 흐름이 꺾일 신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상장과 비상장 시장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고 상장사, 일반 법인, 금융사, 개인투자자 등 많은 투자자가 비상장 투자에 나서고 있어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비상장 주식시장은 상장주식 시장에 비해 투자자 보호장치가 약하기 때문에 거래 전 유의해야 한다. 거래량이 적어 매매가격이 널뛰기할 가능성도 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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