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가슴 확대술
신동진 SC301의원 원장은 줄기세포 가슴 성형술의 성과는 줄기세포 종류와 지방 주입 부위 등에 따라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사진 SC301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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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밋하거나 축 처진 가슴은 여성의 자신감을 떨어뜨린다. 이들 중 상당수가 가슴 확대술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특히 줄기세포 가슴 성형술은 기존의 수술법보다 부작용 위험이 적으면서 생착률이 높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그런데 최근 일부 개원가에서 줄기세포 성형술의 허위·과대 광고가 적발되면서 병원 선택 시 주의가 요구된다. 16년간 줄기세포 성형술을 6000건 넘게 집도해 온 SC301의원 신동진(54) 원장에게서 줄기세포 가슴 성형의 특장점과 병원 선택 시 주의사항을 들었다.
가슴 확대술은 보형물 삽입술과 단순 자가 지방 이식술이 보편화한 수술법이었다. 이 가운데 보형물 삽입술은 실리콘을 가슴에 넣어 물리적으로 가슴 크기를 키우는 방법으로, 원하는 크기의 가슴을 가질 수는 있지만 이물감이 심하고 수술 부위의 조직 손상이나 체질에 따른 면역거부반응으로 가슴이 딱딱해지는 증상(구형구축)이 부작용으로 나타나기 쉽다. 단순 자가 지방 이식술은 환자의 복부·허벅지 등에서 지방을 추출해 가슴에 넣어주는 방식으로, 이물감이나 면역거부반응은 없지만 지방이 3개월 이내에 대부분 흡수돼 생착률이 10~30%에 불과하다.
줄기세포는 지방 생착 지원군
줄기세포 가슴 성형술은 이 같은 보형물 삽입술과 단순 자가 지방 이식술의 단점을 극복하고 진화한 수술이다. 우선 환자의 복부·허벅지에서 지방을 채취한 다음, 가슴의 볼륨을 담당할 지방은 남겨두고 나머지 지방을 줄기세포 추출 장비에 넣고 1시간 반가량 작동해 줄기세포를 추출한다. 이때 지방세포에 붙어있던 줄기세포가 떨어져 나오며 자극을 받아 활성화한다. 이렇게 활성화한 줄기세포를 지방에 섞어 가슴에 주입하는 과정으로 수술을 진행한다. 신 원장은 “주입한 지방세포가 자리를 제대로 잡으려면 혈관이 생성되거나 성장인자가 분비돼야 하는데 지방을 주입한 직후엔 이 같은 환경이 조성되기 전이므로 일부 지방세포가 손상되거나 흡수될 수 있다”며 “줄기세포는 손상된 지방세포를 대체하기 위해 스스로 ‘어린 지방세포’(지방세포의 전 단계), 혈관내피세포로 바뀌거나 성장인자 등을 분비하며 지방세포의 생착·유지를 돕는다”고 설명했다. 줄기세포가 지방의 생착을 돕는 ‘지원군’인 셈이다.
관건은 생착률이다. 줄기세포 가슴 성형술의 생착률은 얼마나 될까. 최근 영국 옥스퍼드 미용 저널에 실린 신 원장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그가 그동안 집도한 6000건 이상의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줄기세포를 이용한 가슴 지방 이식 환자의 3개월 후 생착률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평균 생착률은 75.1%에 달했다. 이는 국내 줄기세포 가슴 성형 초창기인 2007년 당시(60%대)보다 개선된 수치다. 신 원장은 “줄기세포의 체내 주입 방식, 추출 방식·양 등을 조정하며 생착률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그 예로, 기존엔 가슴 맨 아래층에 지방을 가장 많이 넣었다면 지금은 가슴의 맨 위층에 지방을 가장 많이 주입한다. 신 원장은 “가슴 맨 밑은 대흉근에 가까운데 이 근육이 움직일 때마다 근육 주위의 지방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아 손상당하고 생착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부위별 주입량을 조정해 생착률을 높였다”고 언급했다.
허위·과대 광고도 주의해야
이 같은 줄기세포 가슴 성형술의 효과는 현재까지 ‘지방유래 줄기세포’에 한해 입증됐다. 하지만 일부 개원가에서 지방유래 줄기세포가 아닌 ‘혈액유래 줄기세포’를 가슴 확대술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수술 전 환자의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 원장은 “소위 ‘혈액유래 줄기세포’는 혈액 속 혈소판 풍부 혈장(PRP)에서 얻는데, 혈장 내에는 줄기세포 자체가 거의 없고 이마저도 혈액의 기능을 대체할 뿐 손상된 지방을 대체하는 기능은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 논현동에 사는 이모(26)씨는 지난해 ‘혈액유래 줄기세포’로 가슴 확대술을 받았지만, 가슴 크기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자 수술을 2회 더 받았다. 매번 수술을 위해 살을 억지로 찌웠고 지방을 채취했지만 번번이 만족할 만한 수술 성과는 없었다. 신 원장은 “가슴 확대술을 받는 여성 대다수가 체지방이 별로 없는 데다 가슴에 주입할 지방을 일단 한 번 빼내면 살을 다시 찌우기가 쉽지 않아 재수술조차 못 받는 경우가 많다”며 “수술 전 해당 병·의원의 수술 방식을 신중하게 알아봐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허위·과대 광고도 주의해야 한다. 신 원장은 “줄기세포 가슴 지방 이식으로 가슴이 한 컵, 두 컵 더 커질 수 있다는 식으로 수술 후 사이즈를 보장·장담하는 경우는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며 “환자가 가진 지방의 양, 의사의 술기, 줄기세포 추출 시스템 등이 생착률과 가슴 크기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크기를 장담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수술 시간이 짧다거나 비용이 싸다고 홍보하는 곳도 주의해야 한다. 그는 “지방세포와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데만 2시간에 가깝고, 이들 세포를 가슴에 주입하는 데 수십 분이 소요된다”며 “줄기세포 가슴 성형이 1시간 이내로 끝난다고 홍보하는 경우는 정상적인 지방유래 줄기세포 추출 과정을 거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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