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중심 시정이 성과…지방자치, 모양만 갖춰 어려움 많아"
박남춘 인천시장 |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박남춘 인천시장은 21일 "인생에서 '붉은 수돗물 사태'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언급하면서 "지금은 (붉은 수돗물 사태의 원인이었던) 수계 전환을 며칠 간격을 두고 하는데 그때는 왜 그렇게 (한 번에) 했는지 지금도 미스터리"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민선 7기의 성과와 관련해 "시민 중심으로 시민들이 끌고 가는 시정을 펼쳐 보이고 싶었다"며 "공무원의 머리로는 짤 수 없는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정책도 많이 나왔다"고 했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
-- 최근 발간한 책을 보니 붉은 수돗물 사태 때 가장 힘들었다고 했던데.
▲ 인생살이를 돌이켜보면 남보다 고시도 빨리 합격하고 승진도 뒤처지지 않았고 청와대 수석도 하고 재선 국회의원까지 지냈다. 그런데 2019년 붉은 수돗물 사태 초기에는 저도 진실을 몰랐다. 본의 아니게 사과가 늦어지고 거짓말쟁이가 돼 붉은 수돗물을 마셔도 좋다고 한순간이 가슴이 아팠다.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하고 상수도본부에도 일 잘하는 사람들 배치했고, 정수장이 멈춰도 단수 없이 수계전환하지 않아도 되는 방안을 찾아내 보람을 느낀다.
-- 민선 7기의 성과는.
▲ 그동안 일자리와 미래산업을 만들었고 재정 분야에서 최우수단체로 선정됐다. 부채 비율은 10% 초반으로 부산·대구보다도 훨씬 좋다. 무엇보다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들이 끌고 가는 시정을 펼쳐 보이고 싶었다. 인천시에서는 소통·협치·인권 등 시민들과 함께 하는 행정 체계를 마련했다. 대표적으로 주민참여 예산의 경우 500억원까지 늘렸다. 십수년간 끌었던 난제들도 해결했는데 중심은 협치였다.
-- 현재 지방자치 제도에 대한 생각은.
▲ 의원 시절부터 주장해 반영된 주민자치회가 책임 있게 교육받고 삶과 직결된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지방자치는 90년대부터 시작해 30년째인데 아직도 모양새만 취했다고 본다. 미국처럼 유럽에서 배 타고 넘어와 생존을 위해 보안관을 세우는 데서 출발한 지방자치와는 다르다. 결정 권한이나 예산·재원을 찔끔찔끔 주는데 인천시에서는 항만에 관한 결정 권한도 없다. 석탄발전소를 폐쇄하라는데 인천시에서는 할 수 없다.
-- 인천이 바다를 등지고 있다거나 문화 분야 투자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다.
▲ 인천시장으로 부임한 뒤 해양 친수공간 관련 계획을 정리했다. 또 바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양환경과도 만들었다. 문화 분야에서는 인천이 서울에 가까이 있다는 점이 엄청난 해악이다. 서울에 유명 예술인이 오더라도 인천까지 안 오고 가버린다. 이런 것을 타계하려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유명한 엔터테인먼트사가 노력하고 있다. 국내 대중음악의 발상지인 캠프마켓과 개항장 클럽 등 자산 등도 활용하려고 한다.
-- 남동구에 대규모 택지 개발이 추진된다. 잇따른 택지 개발에 대한 의견은.
▲ 남동구 택지 개발 대상지는 이미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난개발된 그린벨트다. 남동구는 대단지 아파트를 지으면서 교통 문제에도 손을 놓았다. 난개발과 교통 문제를 해소하는 데 엄청난 재원이 들어간다. 국토부에서 관련 의사를 물을 때 이런 점을 해결하는 조건으로 수용했다. 동인천역 인근에서 '역전 프로젝트 2030'을 하고 있다. 주민들은 건물을 올려 상가를 만들어 달라고 했으나 단호히 반대했다. 지역 나름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
-- 최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갈등을 빚고 있는 듯 보이는데.
▲ 큰 갈등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매립지공사 조직은 생존하려는 본능이 있는 것이다. 쓰레기 매립지 종료와 관련해 많은 진전이 있었다. 2025년에 수도권매립지로 건설폐기물 반입을 못 하게 된다. 2026년에는 수도권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을 금지한다.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이 힘을 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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