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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차기 대선 경쟁

“해봐야 싸움만 난다”…‘토론 무용론’ 윤석열, 정치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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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출연 발언 논란

“대통령 뽑는 데 정책토론 도움안돼…토론하면 싸움만”

이재명 “민주정치 본질 몰라” 김동연 “대통령 되면 안될 이유”


한겨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상식 회복 공약-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 전 마스크를 벗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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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을 하면 결국은 싸움밖에 안 난다”며 대선 후보 토론회 무용론을 제기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민주주의 정치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비판했고,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도 “대통령이 돼선 안 될 이유를 스스로 폭로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지난 25일 경제 관련 유튜브 채널인 ‘삼프로 티브이(TV)’에 나와 “정부의 공식적인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뽑고 그 사람의 사고방식을 검증해나가는 데 정책토론을 많이 하는 게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토론을 하게 되면 결국은 이게 싸움밖에 안 나온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발언은 사실상 내년 대선 선거운동 기간(2월15일∼3월8일) 동안 최소한의 토론회만 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선관위 주관 대선 티브이 토론회를 3차례 이상 해야한다고 돼 있다.

‘토론회 무용론’은 최근 각종 현장에서 윤 후보에게 따라 붙은 ‘실언 논란’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윤 후보는 지난 11월 초까지 이어진 당내 경선 토론회 과정에서도 수차례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지난 10월 토론회 때는 손바닥에 한자 ‘왕’자를 적고 나타나 ‘무속 논란’에 휩싸였고, 주택 청약 정책과 관련한 일대일 토론 과정에선 “집이 없어 청약통장을 만들어보지 못했다”, 개 식용 정책 질의 과정에선 “식용 개는 따로 키우지 않나”라고 답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토론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의견과 ‘습득력이 좋아 문제없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선대위 관계자는 26일 <한겨레>에 “정책과 관련해 계속 말을 바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무슨 정확한 토론이 되겠느냐는 게 저희 입장이다. 경선 때부터 ‘토론만 하면 날아간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플러스 요인이 많았다”며 오히려 이 후보 쪽으로 화살을 돌렸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후보가 토론회 준비를 당연히 하고 있다”며 “경선 과정에선 실수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습득력이 매우 빠르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와 함께 당 경선을 치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윤 후보가 토론에 참여 안 한다고 한다’고 지적하자 “안 하면 네거티브만 심해지는데”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해 놓은 법정 토론 전이라도 “토론하자”고 요구해 온 이 후보는 이날도 윤 후보를 압박했다. 그는 이날 오전 <한국방송>(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국민이 판단할 기회를 봉쇄하겠다는 것”이라며 “내가 생각하는 게 옳다면 그대로 하고, 권한 있는 사람이 그렇게 행사하면 된다는 것이 재판관·사법관들의 생각이다. 문제는 이런 사고는 자칫 잘못하면 정말 독재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출연을 거부해 성사되지 않은 토론이 많다면서 “더 극단적으로, 오히려 과태료를 내고 안 나올 수도 있다. 500만원만 내면 안 나와도 된다”고 우려했다.

제3지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 캠프는 이날 논평을 내어 “토론을 통해서는 생각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은 정치인으로서는 심각한 결격”이라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될 이유를 스스로 폭로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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