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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저 때문에…” 울먹인 김건희, 지지율 위기에 ‘사과’ 떠밀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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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 과도” 태도 보이다…허위경력 의혹 12일 만에 사과나서

<CBS> 여론조사, 윤 27.7%로 이 36.6%보다 8.9%p 처져


한겨레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상가에서 한 시민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이력 의혹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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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가 26일 허위 경력 기재 의혹이 제기된 지 12일 만에 공식 기자회견을 한 것은 당사자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를 막을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악재를 털고 새해를 맞아야 한다는 당내 위기감도 영향을 미쳤다.

김씨는 회견에서 “용서해주십시오”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다”며 감성에 호소했다. 김씨는 이날 회견에서 ‘윤석열’은 두 차례, ‘남편’을 13차례 언급했다. “제가 없어져 남편이 남편답게만 평가받을 수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 “그동안 너무나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온 남편에 대한 마음만큼은 거두지 말아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대선 후보의 부인이 사과로 첫 공개 행보를 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동안 대외 석상에 나오지 않았던 김씨가 직접 대국민사과에 나온 것은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눈에 띌 만큼 확연한 탓이다. 이날 나온 <시비에스>(CBS)의 서던포스트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27.7%의 지지율로 36.6%를 얻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오차범위 밖에서 뒤졌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당내에서는 새해를 맞기 전 지금의 가파른 하락세를 차단하지 못하면 상황이 어렵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적지 않았다. 윤 후보는 김씨의 허위 경력 기재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국민의힘 선대위 분란까지 겹치며 눈에 띄는 지지도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김씨의 허위 이력은 윤 후보가 내세운 ‘공정과 상식’에 치명타라는 비판이 나왔다. 검찰총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지휘한 탓에 ‘내로남불 아니냐’ ‘잣대가 이중적이다’라는 말도 나왔다.

한겨레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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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은 윤 후보가 김씨와 상의해 최종 결정한 뒤 전날 선대위에 개최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기자회견문은 김건희씨가 직접 쓴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윤 후보는 “(김씨에 대한) 압박이 너무 과도하다”며 직접 사과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왔으나, 당 안팎에서 이어지는 사과 요구를 외면하지 못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김씨의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면서 “윤 후보가 ‘역대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가 직접 사과한 일이 없었기 때문에 (직접) 사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면서도 “그동안 후보를 아끼는 많은 분이 윤 후보께 (배우자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그런 말씀을 하셨고, 윤 후보가 김씨와 상의한 뒤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김씨의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김건희 리스크’에서 벗어나길 기대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사과가 필요한 부분이었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더 빨랐으면 (지지율 변화에) 좋았을 수도 있다. 이젠 국민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가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은 생략한 채 처음 만난 날의 소회, 유산 경험 등을 언급하며 감정에 호소하고 질의응답 없이 자리를 떠난 까닭에 국민의힘의 ‘희망사항’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여론이 국민의힘의 해명에 수긍할지도 물음표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씨 대신 그와 관련한 의혹 해명 자료를 내어 다수의 허위 경력 기재 사실에 관해 “부정확한 기재”라며 김씨의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확을 기해야 하는 이력서에 정교사와 강사 신분을 오인하고, 학교명을 헷갈리는 ‘실수’를 여러차례 반복한 부분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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