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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기관장 갑질에 죽고싶다…살려줘 제발" 부산 공무원 글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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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부산공무원노동조합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 홈페이지 캡쳐


부산공무원 노동조합 홈페이지에 ‘기관장 갑질 때문에 자살하고 싶다’는 글이 올라와 파문이 일고 있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지난 22일 오후 부산공무원 노조 홈페이지의 참여마당 내 ‘마음 나누기’에 게재된 글의 진위와 게재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이 코너는 부산 지역 공무원 노조원들이 업무과정에서 일어난 일 등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공간이다.

‘살려줘 제발’이라는 이름의 작성자는 “앞으로는 원칙 뒤로는 갑질, 직위 남용, 직원 갑질, 서울 출신이라고 부산 지역 비하하고, 부산 무시 그만해. 인격 모독에 자살하고 싶다. 더는 참을 수 없다. 이 끝없는 굴레를 멈춰라”라고 썼다.

이 글이 오르자 댓글이 달리기 시작해 27일 오후까지 달린 댓글만 120여개, 조회한 인원만 3600명에 이른다. 이 글 바로 아래에는 ‘조직소개’가 쓴 부산시립미술관 조직소개 링크가 달려있다.

중앙일보

부산 공무원 노조 홈페이지 댓글(캡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에는 “갑질러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 복무점검 부탁드린다”, “공무직이 지출 계약하는 거 문제라고 해도 장은 듣지도 않음. 어차피 계약 끝나면 떠날 거라는 거겠지. 사고 터지면 수습은 남은 사람들이 하니까요” 같은 댓글이 달렸다. “힘내라. 정의는 살아있다” 같은 응원 댓글도 많았다.

댓글 내용을 보면 문제의 글은 부산시립미술관 직원이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글이 올라온 후 ‘기관장’도 글을 올려 “글 게시자의 주장과 댓글을 보면 저는 감사 받아야 할 사람으로 보입니다. 열심히 일하시는 미술관 직원들에게 정말 죄송한 일입니다. 감사과에서도 이 건과 관련하여 감사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고 밝혔다. 기관장은 또 “이런 건이 이 노조 게시판에 올라와 노조원 여러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 드린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갑질에 대한 진상규명 나와주셨으면 합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일자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지난 24일 직원을 부산시립미술관에 보내는 등 경위파악에 나섰다. 앞서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댓글로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괴롭힘에 대한 상담 조사가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올리기도 했다.

부산시 감사위원회 관계자는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전시 등을 놓고 관장과 직원 간 갈등이 빚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익명의 글이어서 경위를 파악 중이며, 정식 조사가 이뤄지고 난 뒤 직장 내 괴롭힘인지 징계 대상인지 등을 판단해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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