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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文, '박근혜 사면' 후 이재용 첫 대면…靑 "사면 언급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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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인재는 기업의 가장 확실한 투자처”라며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몫이고, 정부는 최대한 지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 등 6대 기업 대표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의 민관합동 일자리 창출사업인 ‘청년희망온(ON)’에 참여한 기업의 수장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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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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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정부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고, 제도 교육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자 노력해 왔다”면서도 “빠른 디지털 전환과 기술 발전 속에서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과 훈련 역시 기업이 더 잘할 수 있다”고 했다. 지금껏 이어온 정부주도 일자리 정책의 한계를 인정하는 듯한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선도형 경제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인력양성의 길밖에 없다”며 “엄중한 국제 질서 속에 기업간에 돕고, 필요한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는 등 기업과 정부가 긴밀히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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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정부의 민관합동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인 '청년희망온(ON)'에 참여한 대기업 대표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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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 뒤 문 대통령과 처음으로 대면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해 2월 ‘코로나 대응 경제계 간담회’ 이후 1년 10개월만이다.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이 입장하자 고개를 숙여 인사했고, 문 대통령은 ‘주먹인사’로 화답했다.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의 바로 오른쪽에 앉았다.

이날 회동은 지난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결정 직후에 이뤄졌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의 동반 사면 가능성도 거론됐기 때문에 이번 청와대 회동에서 관련 대화가 오갈지도 관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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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정부의 민관합동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인 '청년희망온(ON)'에 참여한 대기업 대표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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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사면’이란 표현은 물론, 사면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도 없었다”며 “이날은 비정치적 주제에 한정해 청년 일자리, 수소환원 등 업계 동향 등에 대한 진지하고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갔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뇌물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사면되고 이 부회장은 가석방 상태로 경영에 제약을 받는 모순이 발생하게 됐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가석방 상태인 이 부회장의 경우 취업제한 적용을 받기 때문에 현재 ‘무보수ㆍ 미등기 이사’ 형식으로 직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 출장 때도 법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활동에 제약이 작지 않다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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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온(ON)'에 참여한 대기업 대표들과 오찬 간담회 시작 전 최태원 SK 회장의 X자로 엇갈린 마스크 끈을 고쳐 씌워주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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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선제적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6G 등 통신 관련 언급이 나오자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이자, 비슷한 측면이 있다”며 “선제적으로 투자를 해 놓아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6G도 내부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산업에서 백신과 반도체는 불확실성이 큰 분야이고 새로운 기술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며 “이를 따라가기 위해 더욱 안전망을 갖추는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 부회장의 발언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반응을 따로 소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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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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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의선 회장은 “광주형 일자리로 생산하려던 차량이 1만 2000대였는데 반도체 문제 때문에 1만대로 줄었지만 내년에는 5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했다. 판매 증가를 보이고 있는 전기차에 대해선 “기술과 서비스로 승부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현대차의 전기차가 유럽에서 올해의 차로 다수 선정된 것을 축하한다”며 “차량용 반도체에서 삼성과 현대차가 더욱 긴밀히 협력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최태원 회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하는 노바백스는 식약처 허가가 나면 출시해 안정적으로 국내에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노바백스는 콜드체인 없이 유통될 수 있고, 보관 기간이 길어 장점이 많다”고 답했다. SK가 개발하는 국산 백신의 출시 시기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LG에 대해선 “올레드TV와 디스플레이 사업이 성황이라고 들었다”고 격려했다. 구광모 회장은 배터리의 재료인 리튬, 코발트 등의 수입처 다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호주와 핵심광물 협력 양해각서를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받도록 정부가 활로를 열어줘 감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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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회장은 “포스코는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기업”이라며 “2차전지, 소재, 수소 등 친환경 핵심기반 사업을 넓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탄소 배출이 없는 제철방식인 ‘수소환원제철’의 상용화 시기를 물으며 “이제 석탄의 시대가 가고 수소의 시대가 온다”고 말했다.

구현모 대표이사는 “고급인력을 구하기 쉽지 않아 KT는 내부 인력 재교육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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