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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朴 사면에 출렁인 TK 민심…윤석열 '박근혜 책임론' 벗기 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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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사면된 날 '데드크로스'…윤석열 'TK 방탄 지지율' 휘청

영남권 지지율 최대 10.4%p 이탈…尹, TK 찾아 '민심 달래기'

뉴스1

26일 오전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한 지지자가 집회 준비를 하고 있다. 2021.12.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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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김민성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내년 대선을 70일 앞두고 '텃밭 민심'이 이탈하는 위기에 봉착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기점으로 영남권 지지율이 최대 10%포인트(p) 넘게 급락했다. '박근혜 구속 책임론'이 윤 후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9일 야권에 따르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9~24일 전국 성인남녀 3090명에게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 윤석열 후보는 40.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39.7%로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석열 후보는 12월 둘째주 이후 지지율이 꾸준히 감소하는 '박스권'에서 고전하고 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지지율을 단계적으로 높여가는 '틈새 공략'에 성공하고 있다. 특히 24일에는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골든크로스' 현상이 벌어졌다. 이날은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결정한 날이다.

일간 집계를 보면 윤석열 후보는 12월9일부터 22일까지 40% 초중반 지지율을 유지하며 이재명 후보를 오차범위 안팎에서 앞섰다. 하지만 23일에는 이재명 40.4%, 윤석열 40.3%를 기록해 0.1%p 차이로 역전됐고, 24일에는 이재명 43.3%, 윤석열 36.9%로 격차가 오차범위 밖으로 크게 벌어졌다.

주목할 점은 '대구·경북'(TK) 민심이다. 윤 후보는 TK에서 53.3%를 기록해 이 후보(25.8%)를 크게 앞섰지만, 지난주보다 10.4%p 급락했다. 이는 광주·전라 지지율 하락폭(6.3%p)보다 더 큰 수치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25~26일 실시한 조사에서 TK 지지율은 55.7%로 소폭 상승했지만, 60%대에 달했던 '방탄 지지율'은 여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정치권은 TK 민심 이반이 장기 추세로 굳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윤 후보의 '박근혜 구속 책임론'이 재조명되면서 일시적인 지지율 이탈 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종국에는 영남권이 보수진영 후보를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TK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유독 강한 지역이기 때문에 이번 특별사면을 계기로 윤석열 후보에 대한 반감 정서가 강해졌을 수 있다"며 "윤 후보가 과거 박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 신청을 두 차례나 거부한 것도 영남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재조명됐을 수 있다"고 했다.

채 교수는 "TK 지지율 이탈은 장기적 추세라기보다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전략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고, 박 전 대통령도 메시지를 낸다면 '보수대통합'을 주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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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당 대학생 위원들과의 양성평등 관련 간담회 '하나된 국민 모두에게 듣겠습니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12.2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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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도 영남 민심을 의식한 듯 적극적으로 '박근혜 끌어안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24일 박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직후 입장 발표에서 "우리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쓰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우리 대통령'으로 지칭한 것은 처음이었다.

전날(28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는 "공직자로서 제 직분에 의한 일이었다고 하더라도 정치적으로 정서적으로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인간적으로 갖고 있다"며 미안한 마음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부터 1박2일간 대구·경북을 찾아 텃밭 민심 달래기에 주력한다.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발언보다는 박 전 대통령의 조속한 건강 회복 등을 유화적인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치권은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하락 원인이 특별사면보다는 '당내 분열'에 있다는 견해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여론조사마다 TK 지지율은 다른 추세를 보이는 반면,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는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4~25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설문한 결과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이재명 37.6%, 윤석열 35.6%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에서 이재명 후보가 앞섰다. 이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TK 지지율은 51.4%로 일주일 전(49.6%)보다 오히려 1.8%p 상승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의 TK 지지율이 빠졌지만, KSOI 조사에서는 오히려 오르는 결과가 나왔다"며 "박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이 윤 후보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면 일반 보수층 유권자들이 특별사면 소식을 듣고 과거의 울화가 다시 치밀었다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여론조사에서 그런 추세는 나타나기 어렵다. 당분간 추세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상 연말연초에 여론조사가 집중되는데, 민주당은 열린민주당 합당, 이낙연 전 대표의 합류를 잇달아 이뤄냈고 그 결과 대선후보와 정당,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는 '트리플 상승효과'를 얻었다"며 "여권이 통합 이미지를 선점한 것"이라고 했다.

엄 소장은 "반면 국민의힘은 같은 시기에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에서 사퇴하는 등 내홍을 거듭했다"며 "연말연시 정국 주도권을 여당에 빼앗긴 점이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악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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